한정선(Han Jung-Sun)

1981년03월13일 서울 출생

서울에서 활동

작가 프로필 이미지

소개말

Another aNgle / 2019
미묘한차이/ 2020
Other Shape / 2020

빛이라는 제3자의 개입으로 사물과 사물 사이에는 더 밝거나 덜 밝은 차등이 생기고 그림자는 또 다른 조형적 요소를 형성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시각적으로 색이라는 일차적이고 즉각적인 요소를 배제하고도 사물간의 구별이 가능하며 입체와 평면을 인식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인식은 조금만 왜곡되어도 시각적 교란을 일으키며 환영을 형성한다. 나에게 캔버스는 단순히 이미지를 표현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매체를 넘나들며 대상과 공간과의 관계를 탐색하는 실험의 장으로 작용한다. 실재 공간 안에서 주체와 객체 그리고 그들 간의 빛과 그림자 등의 여러 조형요소들을 인위적으로 설정하는데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그 결과 작품은 여러 차원이 중첩되는 탈 경계의 환영적인 공간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환영을 임의로 고정 혹은 변형하여 입체를 평면처럼, 평면을 입체처럼 혹은 실재를 허구처럼, 허구를 실재처럼 여러 가지 매체를 이용하여2차원과3차원의 공간을 뒤섞어본다. 이렇게 재현된 이미지는 프린트되고, 프린트된 이미지를 다시 페인팅 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미묘한 차이가 생기고 그 차이는 다시 원래의 시점으로 돌아가 공간 안에 재현된다.(installation)이러한 과정 속에서 생기는 미묘한 차이들은 시간과 공간의 차이는 물론 빛과 어둠, 사물과 사물 간에 차이를 넘어 관점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정반합, 양과 음, 교집합과 차집합, 합집합 등의 모든 관계 속에 얽힌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생기는 차이와 반복은 나의 작업이 진행되는 방식이기도하다.
차이란 구별 되어지는 것 또는 그것들의 경계 어디 즈음에 관한 것으로 궁극적으로 상대적인‘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상대적인 형태와 그림자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입체의 사물을 평면으로 제작하고 그에 따른 그림자와 형태를 재설정 하는 방식이다. moon시리즈와 cup시리즈, ladder chair시리즈를 통해 절대성과 상대성, 입체와 평면, 연속성과 단절에 대한 경계선에서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평면과 입체 그리고 공간 안에서 빛과의 만남을 통해 현실을 어떻게 대면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처럼 모든 이치는 나 아닌 다른 대상에 의해 정의되어지며 ‘나’ ‘너’ ‘우리’ 라는 입체적인 관계 속에서 조화를 이룬다. (작업노트_한정선)

The light shed on two objects brings diversity with its luminance. Such involvement allows us to perceive 2 and 3-dimensions even without the influence of color.
However, even the diminutive distortion could cause the immense visual confusion and create illusion. To me, the canvas isn’t just a place to illustrate series of images. It’s a field of experiments to research the relationship between my object and the space through diverse mediums. I actively interfere to set the artificial environments juggling between the subjects and objects and their light and shadow.
Sometimes such experiments result in creating an illusional space that transcends boundaries of the objects overlapping multiple dimensions. I deliberately fixate or manipulate those layers of illusion. Sometime it turns 2 dimensional space into 3D and other times the opposite. The fabrication becomes real and sometimes the opposite. These reproduced images are printed. Then I paint over the printed images. The cycle causes slight changes and they are replaced in the original room where it started. My work process contains the difference and the repetition originated from dismantling and recombining Ying and Yang, intersection, relative complement and union.
What is ‘Difference’? It comes from the things that are differentiated or at least exists somewhere in-between. It is my intention to ultimately think about the essence of relationship through the researching process.
This exhibition introduces some of the outputs that were created while exploring comparative shapes and shadows. For instance, a 3 dimensional figure was created in 2D and the shadow was set up accordingly. All of the experiments are designed to understand how to face and perceive reality. Every logic is defined outside myself and makes harmony among I, you and us.

/형은 눈에 의해 쉽게 포착할 수 있는 대상의 본질적 특성 중 하나이며 입체물에서는 특히 명암이 만들어내는 인상이 대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형체의 윤곽을 나타내고 공간과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시각적 인상 이상의 심리적 이미지를 남기기도 한다. 작가는 여러 차원의 공간을 중첩하고 그 의미를 탐구하는데 공간, 형태, 명암의 요소들을 적절히 반죽하여 기존 회화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다.
한정선의 작업은 현실의 차원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관객은 전시 공간과 맞물린 작품을 접하고2차원과3차원을 넘나드는 공간을 체험하며 회화가 만들어내는 순간의 환영을 경험할 수 있다.평면과 입체 그리고 사물이 갖는 빛과 그림자가 기묘하게 연속되는 상황의 연출은 고정된 사고를 전환하고 유연하게 만든다. 작가는 회화가 가진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빛이라는 조형요소를 활용하고 존재와 이미지의 간극사이에서 차원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다. 정확하게 실체를 반영하고 있으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며 일순간도 고정적이지 않고 가변적인 형상으로 표현된 작품은 예술을 감상하는 경험의 영역에까지 확장되어서야 비로소 완성된다. /존재와 이미지의 탈경계(글_김선재)

Shape is a fundamental essence of an object which can be visually observed. Especially in 3 dimensional installations, the light and shade play an important role for recognition. Not only does it reveal the silhouette of the material but it also delivers the emotional impression that transcends the visual image. Jung-sun tries to overcome the traditional art form by overlapping different layers and kneading the space, shape and contrast.
Her work is meaningful in a sense that it freely explore back and forth in real dimension of which attempts to expand the boundary of the traditional concept of art. The audience faces the art pieces that connect two different rooms and be in multi-dimensional spaces. It allows you to have a momentary glimpse at illusions. The bizarre displays of the continuous lights and shades the flat, cubic, and material limber your stiff perception. Jung-sun tries to overcome the physical limits by adopting the exterior element, light. Her work reflects the truth and yet it’s non-existent. It’s constantly changing and evolving and is finally perfected when the audience experiences the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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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 of Copy & Paste

-A Part of Apartment/2012


나의 작품에서 아파트는 베란다를 모듈로 한 골조들로 복제에 복제를 거듭하는 픽셀 구조로서 자본의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생산-소비의 단위로 빠른 복제와 삭제라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복제와 삭제, 그리고 속도가 지배하는 아파트 대단지 형성은 자본의 원리에 의해 쉽게 사라지며 쉽게 생겨난다.
진짜와 가짜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복수, 복제, 편집이 용이한 디지털매체의 특성을 가지고 이미지의 편집을 넘어 의미의 편집으로 새로운 이미지와 의미를 창출해 내고자 한다.
최소단위인 하나의 이미지가 모여서 한 화면을 형성해 나간다. 또한 이 한 화면에 복수성을 부여하여 거대한 그룹을 이룬다.(multiple image) 하나의 이미지로 시리즈(Series)화 하는 작업이다.
아파트의 구성요소 중 베란다는 전체 장면을 구성하는 세포, 즉 픽셀에 해당된다. 베란다를 골조로 하는 구조물이 모여 아파트 대 단지를 형성하며 이는 또다시 다른 지역에 같은 형태로 브랜드화되어 이식 되어진다.
실제 작업과정 또한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컴퓨터상에서 Ctrl+C, Ctrl+V 로 하나의 이미지를 계속 복사해 apart의 어원을 가지고 있는 아파트(apart-ment)의 부분(a-part-of)을 이미지화 한다. 이는 방법적 측면뿐 아니라 개념적으로도 디지털을 매체로 활용하는 당위성을 찾기 위함이다. 분할, 복사 등의 디지털의 특성을 이용하여 하나의 픽셀로서의 이미지를 계속 복사해 만들어진 이미지는 세팅된 내모 반듯한 현대사회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컴퓨터 안에서 레이어(layer)를 형성하여 이미지의 중첩효과로 끊임없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 간다.
대 단지를 형성하는 아파트, 거대한 산맥을 이루는 나무 등 디지털이 지닌 속성 중 개체와 무리의 관계에 대한 작업으로 복제와 삭제가 용이한 디지털 특성을 현대 사회로 비유하였다.
편리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시대 속에서 순식간에 사리지고 새로 생겨나는 우리 삶의 터전은 어그러져 마치 디지털 가상 세계처럼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며 게임의 요소처럼 비현실적이다.
마치 디지털 가상세계에서처럼 똑같은 것들의 반복이며 쉽게 생겨나며 쉽게 사라져 버리는 세상에 대한 유쾌한 통찰이다.
바벨이 다른 언어로 무너진 인간의 욕망이라면 아파트는 동질적 질서로 온 세상을 채우려는 인간의 욕망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