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2011.02.26 ▶ 2011.03.30

박수근미술관

강원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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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1-02-26 1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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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광호

    털 많은 손 pencil on paper, 200x151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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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숙진

    14th Louis gouache on paper, 29x34cm, 2010

  • 작품 썸네일

    오숙진

    14th Louis gouache on paper, 29x34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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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광호

    보람 pencil on paper, 230x151cm, 2010

  • Press Release

    나광호의 그림은 타인의 그리기, 손짓과 몸놀림, 가장 원초적인 선긋기, 그리기와 구체적인 대상의 묘사에 이르는 과정을 수집하고 이에 기생하는 작업이다. 그것은 몇 겹의 재현과정을 보여주고 아울러 그 사이의 무수한 차이와 분열을 드러낸다. 우선 그가 그리고 수집하는 이미지는 근원적인 그리기의 충동과 희열의 흔적이다. 작가는 유년을 회상하고 어린 시절 그리기의 즐거움을 상기한다. 그 당시 그리기란 그저 즐거웠고 신이 났으며 기쁨의 행위들이다. 그리는 일 자체가 좋았던 것이다. 그것은 순수한 욕망, 순수한 희열이자 순수한 행위였다. 모든 아이들에게 그리기란 그렇게 시작된다. 그 당시 아이들의 그림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것은 학습되지 않은 눈, 길들여지지 않는 손과 마음에서 자연스레 길어 올려 진 것들이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미술을 학습하는 순간 그 손과 마음은 모두 증발해버린다. 좋은 작가들은 그 마음과 손을 잊지 않으려하거나 그 순수한 상태를 동경하고 졸박과 어눌한 미감을 따라가고자 한다.

    나광호는 그 본능적인 충동으로서의 낙서나 원초적인 행위로서의 선긋기를 추구한다. 그가 그려놓은, 그어놓은, 수집한 선들은 구체적인 형상이나 내용을 지우고 그저 그 행위 자체의 자족적인 상황을 드러내버리는 기록과도 같다. 혹은 최소한의 흔적을 남긴 부호나 알 수 없는 점, 선의 배열과도 같다. 둥글게 둘러쳤거나 북북 긋거나 위아래로 반복해서 그어놓은 선들은 그것 자체로 흥미롭다. 재현의 목적이나 욕망을 내려놓은 그 순간으로 족한 몸의 반응이자 신호들이다. 그것은 그림이 되거나 미술작품이라고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는 그렇게 하찮거나 혹은 거대한 이념으로서의 대문자 아트에 저항한다.

    "나의 작업은 무의미한 것, 부질없는 것, 낮은 가치로 평가되는 것, 사물의 극히 작은 한 부분, 부족한 것, 쉬운 것이 총체적인 양식으로 서로의 상호가치를 발생시키고 작은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되는 공동체적인 형식의 구조는 낮은 가치의 것을 통해 가치 있는 방향으로 이끌며 어린아이의 자연스러움과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 나이브한 감각의 대상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이질적인 것을 조합하고 정제하는 조형적 조율의 과정을 화면에 충실히 기록함으로서 분절되지 않은 경험, 연속성과 관계성을 모색하고 다른 것의 경계와 접점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나감으로서 새로운 독해가 탄생되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나광호) 완성된 작품이라는 것, 그런 개념이나 상태를 지향하기 보다는 소박하지만 원초적인 그리기의 즐거움과 관능을 안겨주던 순간을 수집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모두에게 다시 돌려주려 한다. 그의 작품이 대형의 크기를 지닌 체 벽에서 나와 허공에, 공간에 걸리기도 하고 가설되는 이유 또한 일상의 공간에 자연스레 그림, 그리기의 즐거운 추억의 흔적들이 공존하게 하려는 배려와도 같다. 그 사이를 거닐고 올려다보면서 주눅 들지 않고도 미술작품, 아니 이미지란 것을 체험하고 감상하게 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 박영택

    Part Ⅰ여기 이 곳 – 정림리
    지리학과를 다니던 시절 답사를 위해 양구에 온 적이 있다. 오래 전 일이라 기억에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구비구비 산을 넘어 도착했던 것만은 확실히 기억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어 다시 찾은 양구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길 내내 마치 기나긴 숲의 터널을 통과하는 것 같았다. 한동안 이 길을 분주히 다니겠구나 하는 애정 어린 시선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강원도 산골짜기 어느 작은 도시로 간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흔하디 흔한 야산과 나무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마도 이제부터 숲을 그리게 될 거라고. 이렇게 나의 양구 정림리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양구에 오는 길에는 숲을 만나지만 양구에 도착하면 군인을 만나게 된다. 최전방 군사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양구는 군인들로 넘쳐난다. 군인들이 편의점에 들어가 간식거리를 사고, 장날이면 얼굴을 검정 칠로 위장 한 채로 장을 본다. 군대용 트럭은 흔하게 도로 위를 지나가고 아침 등교 시간이면 군인이 통학용 버스를 운전하며, 운이 좋을 땐 탱크와 마주치기도 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그들은 너무나 인간적이고 평범해서 내가 평소 군인에 대해, 아니 더 정확히는 군이라는 조직에 대해 갖고 있던 반감이 오히려 커지고 만다.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을 TV에서 본다. 반전 운동을 하는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용감하게도 이스라엘군의 총부리 앞을 막고 서서 무장하지 않은 아이들에게까지 행해지는 폭력에 거세게 항의했다. 그 여성의 놀라운 행동보다도 더 놀라웠던 것은 그 모든 장면들이 현실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사실적이라고 자랑하는 전쟁 영화 속에서, 혹은 컴퓨터 게임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흔하게 그런 장면을 보았고 그래서 인간이 인간에게 총을 겨눈다는 것에 대한 폭력성과 비극성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일종의 도덕성의 마비 상태가 된 것 같다.

    실제 전쟁을 하는 군인들도 자신들이 겨누고 있는 대상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지도 모르겠다. 대량 살상 무기인 폭탄의 경우는 말 할 것도 없다. 자신이 누르는 것은 버튼 하나 이고, 그 결과는 너무나 추상적이게도 적에 대한 '승리'나 '세계의 평화와 안전'일 것이나 폭탄이 떨어진 곳에는 이념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모르며, 알아야 할 필요도 없는 사람들의 사지가 처참하게 찢겨져 나갈 것이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서 작가는 걸리버가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말들의 나라를 이상적인 세계, 즉 유토피아로 그려내고 있다. 그 곳에는 위선, 배신, 살인 같은 인간 사회에 만연한 어둡고 추악한 악행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걸리버는 남은 생을 그가 존경에 마지않는 말들과 함께 보내도 좋을 거라 생각했고, 우연히 그 곳을 벗어나 다시 인간 세상에 돌아오게 되었을 때 그는 인간에 관한 모든 것을 강하게 거부하며 다시 말들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즉 작가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인간 사회가 가진 악덕들이 '없는' 그 곳이었다. 루이스와 그의 세계가 유토피아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그에게 외형을 제외하고는 인간적인 면모가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인간의 모든 악덕이 존재하지 않는 그런 곳, 유토피아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그 유토피아 속에 인간이 살고자 한다면 말이다. 그러니 유토피아는 인간이 존재할 수 없는 곳, 영원히 우리 인간은 찾아 갈 수 없는 곳이다. 루이스만 이를 수 있는 그 어느 곳.

    - 오숙진

    전시제목PRESS

    전시기간2011.02.26(토) - 2011.03.30(수)

    참여작가 나광호, 오숙진

    초대일시2011-02-26 16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무료

    장소박수근미술관 Park Soo Keun Museum (강원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

    연락처033-480-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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