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없는 미술관
2017.04.04 ▶ 2017.07.02
2017.04.04 ▶ 2017.07.02
전시 포스터
청주시립미술관의 첫인상은 묘하다. 비단 미술계에 종사하는 전문인들의 눈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시장을 종종 찾는 일반 관객의 눈에도 청주시립미술관의 외관 및 내부 전모는 어딘지 눈에 설다. 전형적인 화이트큐브의 모던 미술관으로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포스트모던한 감성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청주시립미술관은 미술관의 용도로 설계된 건물이 아니고 한창 산업화가 진행되던 1970년대 후반에 지어진 방송국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기 때문이다.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일반적인 전시실처럼 보이는 공간은 두 개 뿐이고 나머지 공간들은 모두 지나치기 쉬운 복도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나마 두 개의 전시실 중 하나는 천정고가 10미터에 육박하여 어떤 형식의 작품을 가져다 놓아도 공간이 작품을 압도한다. 반면 복도형 전시실들은 일반 가정집이나 사무실 정도의 낮은 천정고를 가지고 있어서 전시작품 유형에 한계가 노정된다. 이 장소에서 전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모든 특성들이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림 없는 미술관>전은 이러한 고민 속에서 기획된 전시이다. 청주시립미술관의 전시장들과 구석구석의 공간들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작가들에게 던진 것이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실제 공간을 작품의 요소로 수용하는 장소특정성(site-specificity)에 관심을 두어 온 이들로, 예민한 작가들의 눈으로 공간의 쓸모를 다시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시장의 높이와 넓이에 대한 새로운 측정, 유입되는 빛의 양에 대한 예민한 고려, 계단이나 유리창, 엘리베이터 등 외부적 공간의 가능성에 대한 실험 등 공간비평적 작품들이 미술관을 가득 채우게 된다.
모든 미술관에는 당연히 그림(‘그림’으로 대표되는 전통적 의미의 미술작품)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청주시립미술관의 전시에 그림은 단 한 점도 없다. 관객들은 영구히 보존될 것으로 믿어지는 그림 대신에 전시 기간 동안 잠깐 존재하는, 존재했다가 사라질 운명의 작품들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일시적이고 반복불가능하며 장소특정적인 이 작품들을 감상하는 일은, 동시에 이 작품들이 미술관의 특정 공간들을 어떻게 해석해냈는가를 보는 일이다. 작가들의 눈에 의해 미술관은 새로운 조건을 맞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가능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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