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말할 수 없다_무악재 경

2017.11.30 ▶ 2017.12.27

트렁크갤러리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66 (소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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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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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기(김예경)

    HS4-세라비(Seravy) 잡지 꼴라주, 오브제 트루베(나무액자), 아크릴, 35-45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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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기(김예경)

    HS4-볼다이렌(Boldairen) 잡지 꼴라주, 드로잉, 천, 오브제 트루베(나무액자), 아크릴, 35-45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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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기(김예경)

    HS4-마이테(Maitae) 잡지 꼴라주, 드로잉, 천, 오브제 트루베(나무액자), 아크릴, 35-50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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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기(김예경)

    HS3-조낙신(JoNack) Pigment print, 100-102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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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기(김예경)

    HS34의 위장술. 성게와 성좌.(HS34 and camouflage, sea urchin and constellation) 동영상, 사운드, 컬러, 3분36초, 2017

  • Press Release

    본 전시는 2014년에 처음 발표한 <워킹시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의 ‘산책자’를 화두로 한 장기 프로젝트이며, 벤야민, 죠이스, 보들레르와 한국의 구보(박태원의 『구보씨의 하루』의 주인공) 등의 근대 도시의 산책자들을 모델로 하여 출발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산책기’의 의미를 지니며, 이것을 일상의 ‘흩어진 경험의 수집기’ 또는 ‘지도제작기’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지도란 것을 단순히 약속된 기호로 지형을 담아낸 평면도 정도로 소극적으로 이해할 이유가 우리에겐 전혀 없다. 본 프로젝트는 오히려 지도는 그 어떤 형태의 것도 될 수 있으며, 모든 것을 포함하고, 모든 것을 접속시킬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나, 곧 심심한 현대 도시의 산책자는 의식·무의식의 세계를 포함한 현대인의 삶의 환경과 조건들을 탐색해 나간다. 또한 산책의 경험과 개인적 실험들을 단편적이지만 지속적으로 담아낸다. 산책을 통해 얻어진 물질적-비 물리적인 요소들은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접속되어 갈 것이다. 이러한 파편적인 수집물들이 어디에 도달할는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산책자의 ‘발’이 들려주는 것들을 따라가 보는 수밖에.

    <감히 말할 수 없다_무악재경>은 어떻게 하나의 공간 또는 장소와 인간이 상호작용하는가를 실험하는 작업이다. 작업은 충정로에서 출발하여 나의 집이 위치한 무악재로 이어진다. 충정로는 2014년 작업인 <워킹 시티_충정로 모던>에서 탐구의 구역이 되었던 곳이다. 이번 작업은 오래고 낡은 충정로의 골목들과 인왕산 기슭의 무악재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즉, 2년 여간 어슬렁거린 이 두 개 장소에서 ‘충동적으로 생겨난 인상들’, ‘무의식적으로 발생된 상상력’을 담아내고 있다. 매우 개인적인 실험과 경험을 담고 있는 이 작업이 무슨 의미나 가치를 지닐 것인지. 이에 대해선 명료히 말 할 수 없다. 단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작업들이 인왕산 자락에서 나왔으며, 대로변의 현대적 건물들 뒤로 숨겨진 충정로의 뒷 골목길들, 예측 불허의 구불구불한 거미줄의 길들, 폐허의 소규모 한옥들, 100년을 채울 참인 낡고 괴상한 근대식 아파트와 낡고 오래된 한국전쟁 직후의 가옥들 또는 아파트들, 골목에 늘어선 화분들, 빨래 줄에 걸린 야채들, 속옷들, 개, 기차소리와 그 진동들, 골목길의 냄새들 등…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감히 말할 수 없다_무악재경>에 등장하는 꼴라쥬 양식의 기괴한 존재들은 눈에는 분명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병풍같이 둘러싼 신식 대형 건물들 ‘사이’ 그 어딘가, 또는 그 옆, 그 뒤, 그 밑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것들이다. 어찌 알겠는가. 인적이 드물고 좁은 미로의 골목길, 잎이 우거진 산길, 아파트의 보일러실, pc 방구석, 나의 그림자 속에 숨겨져 있을지. 또는 우리의 3차원 공간에 접속된 다른 차원의 공간 내지는 초공간(hyperspace)이 있어, 그곳에 은거하며 우리들의 세계를 은밀히 드나들고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이들의 이름과 이들만의 ‘특별한 능력’들을 발견해나간다.

    ‘감히 말할 수 없다’는 『산해경』에서 따온 말이다. 이 표현은 사마천의 기서(奇書)인 ‘산해경(山海經)’을 지칭할 때 종종 쓰였던 말이다. 고대인의 “원형적 심상(꿈과 무의식)의 집대성”(정재주)으로 불리는 것이 산해경이며, 이 고서는 공교롭게도 신화이자 지리서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산해경은 고대인들의 지형적 상상력을 담고 있어, 지도나 지리서란 것이 결코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지역과 지형에 대한 정보 기능으로 축소될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도란 우리의 합리적인 정신의 층위를 포함해, 직관과 무의식,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고, 듣고, 보는 오감의 총체적 경험을 담는다.

    우리는 근대 도시 저변으로 밀려난 우리 안의 원시성을 회복하고 사그라진 신화적 상상력을 재생시킬 수 있을까? 죤 뒤이는 “현대 문명의 예술적 상상력의 빈곤은 상당부분 경제적인 제도 때문에 생긴 것”이며, 이 빈곤은 “경제적 이익이나 손익계산과도 밀접히 관련된 건축물”과도 관련된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이 작업에 던져주었다. 즉, 나의 무의식적 충동을 실험하고, ‘야만적 상상력’을 발동시키는 것은, 성장과 발전, 효율성 등의 이데올로기에 몰입되어온 근대적 도시에 대한 균형 잡기 또는 치유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 기이한 ‘산해경’은 실제 공간과 상상의 존재들을 결합시켰다. 그것은 나아가 의식과 무의식,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극도로 ’얄팍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고대의 방식은 본 작업에 원동력을 부여하고 있다. 본 작업은 낯선 이것과 저것이 서로 간에 감응하는 ‘어떠한’ 현실 세계를 실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시를 원시적 상상력으로 채우고 그 내부 곳곳을 ‘전염’시키는 것. 균질적인 근대적 공간을 탈출하고, 배타적이고 경쟁적인 공간을 무력화시키고 이질적인 것들을 소통시키는 것. 도시에 변화를 불러오는 것. 이것은 아마도 본 작업이 지닐 수 있는 의미 중의 하나.
    ■ 예기

    전시제목감히 말할 수 없다_무악재 경

    전시기간2017.11.30(목) - 2017.12.27(수)

    참여작가 예기(김예경)

    관람시간11:00am - 06:00pm
    12월 27일 11:00am - 05:00pm

    휴관일없음

    장르복합매체(꼴라쥬, 사진, 동영상, 오브제 설치)

    관람료무료

    장소트렁크갤러리 trunkgallery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66 (소격동) )

    연락처02-3210-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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