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숙: 프로토타입_기억공간_몸 소리 문

2021.11.05 ▶ 2021.11.14

대안공간 루프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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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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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숙

    PROTOTYPE-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스테인리스 스틸, 모터, 깃털, 40×40×15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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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숙

    PROTOTYPE-만인의 달 미러 스테인리스 스틸, 모터, 가변설치, 2021

  • Press Release

    YOUA(YES), You are my Family
    우리는 하늘의 허락과 땅의 환대를 받으며 붉은 땅과 파란 하늘이 맞닿은 곳에 내렸다.
    행운을 상징하는 낙타가 앉은 땅, 검은 야생마 무리 속에서 본 백마, 10여년 만에 만개한 노오란 들꽃 그리고 청명한 날씨는 환대이자 프랭크가 말한 ‘You are my Family’가 되는 허락이었다.

    비교적 온도가 낮은 시기에 방문하였지만, 호주의 사막은 무척이나 덥고 입술이 바짝바짝 갈라질 정도로 건조하였다. 필립(DESART CEO_Phlip Watkins) 은 수분 섭취를 강조하며 빨간 튜브에 든 포포 크림을 건네주었다. 은박지에 든 생수와 포포 크림은 호주 여정 내내 사막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품이 되었다.

    처음 경험한 건조하고 높은 온도와 대지에서의 모든 감각은 나의 몸에 저장되어 붉은 사막의 장소기억이 되었다. 즉 세대와 다음 세대의 경험이 그대로 전달되어 몸에 저장된 감각의 땅이자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그 곳은 곧 사람의 이야기가 있는 장소가 된다. 또한 노마딕에서 정주의 삶을 살면서도 오염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된 자연과 6만 년 전의 문화를 통해 나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알게 되었다. 구전으로 기억된 장소 기억이 부모세대에서는 그림(aboriginal art)으로 기록됨과 동시에 아이패드와 카메라를 손에 든 다음 세대의 디지털 저장 방식은 전통과 현대문명이 공존하며 재창조되고 여전히 그들의 감각으로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살짝만 발을 내딛어도 부드러운 흙먼지가 날리는 사막의 붉은 땅, 녹이 슨 철처럼 붉고 결이 고운 흙과 각종 허브, 그리고 사람들의 체취는 그 땅, 내가 서 있었던 장소를 떠올리게 한다. 그곳을 기억한다는 것은 마치 나의 온 몸에 저장된 모든 감각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 같다. 나는 그 장소에서 발현되는 모든 감각을 재료로 가상과 물리적 상징 오브제 설치를 통해 장소기억을 재현하고자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마들렌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특정 과거의 시간으로 이동을 하는 것처럼 그곳의 냄새와 바람 그리고 빛을 매개로 내가 경험한 장소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파푼야와 이쿤지 작가들의 답례 Women’s dance
    나는 그곳에서 ‘Transplant 이식’을 주제로 풍선을 이용한 상상 속의 이식된 식물을 만들었다. 광활한 사막의 붉은 땅과 대조적인 이식된 인공적인 식물은 수만 년의 전통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현대문명을 받아들인 그들의 삶과 같다고 생각을 했다. 야외 설치를 준비하던 중 아트센터 내부에 설치된 식물을 인상 깊게 본 원주민 작가들이 답례처럼 여자들의 이야기와 춤을 보여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아트센터 안쪽 여러 겹의 천에 싸여 보관된 신성한 깃털을 꺼내서 온전한 의식처럼 Women’s song과 dance를 보여주었다. 여러 겹의 천에 싸여 있던 깃털은 그들이 의식을 할 때만 꺼내고 타인(그들의 가족이 아닌)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신성한 것이었다. 그것은 신성한 사물이고 전통을 지키고 보존하는 힘이자 그들의 드리밍(Dreaming은 삶의 근간, 정체성 또는 주쿠파로 해석됨)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상징인 하얀 깃털을 재료로 내가 그곳에서 본 대자연과 비가시적인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한다. 무자비한 백인의 약탈과 문화 몰살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켜낸 그들의 전통이 강한 바람에 맞서 꺾이지 않고 바람의 방향에 몸을 내맡긴 채 흔들리는 들판의 풀 같았다. 궁극적으로 각각의 감정을 가진 풀의 움직임을 바람이 아닌 외부의 기계 움직임으로 제어해보는 프로토타입은 역사와 개인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치이다. 더불어 80여개의 아트센터마다 그 고유의 언어와 표현하는 예술이 다르지만, 언어 이상의 소통이 가능하고 각각의 전통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몸의 소리와 그 경계를 이어주는 문에서 비롯된 장소기억의 재해석이다.

    밀란 쿤데라 소설의 제목에서 가져온 작품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무거운 역사 속에서 개인 존재의 가벼움, 무거움과 가벼움의 줄다리기와 같은 우리의 인생 즉 우리는 무거움과 가벼움의 경계를 오가는 삶을 살며 그것을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기계의 동작은 동시에 미묘한 공기의 흐름과 깃털의 움직임으로 가시화되며 메모리 액티비즘으로 확대될 수 있다.

    왜 나는 8년 전의 시간과 장소의 기억을 떠올리는가?
    오래 전 계획한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며, 장소에서 경험한 감각이 어떻게 되살아나는 지와 타인에게 얼마나 전달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장치, 내가 경험한 시간과 장소를 물리적으로 구현하여 가상현실이 아닌 실재와 기억 사이의 경계를 오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만들고 싶었다. 즉 이번 전시 <기억 공간_몸 소리 문>은 몸의 감각을 통해 기억의 확장을 도와주는 장치인 프로토타입 제작이다. 이 장치를 통해 실재의 공간에 존재하지 않는 상징적 이미지로 과거와 현재의 장소를 넘나들면서 시간을 품은 풍경을 그리고자 한다.

    그리고 호주 사막에서의 경험을 재현하기 위한 각각의 장치는 추후 공연을 위한 원형 극장이자 공감각 체험형 설치로 확장되어 몸에 기억된 감각이 공간에서 장소로 전환되는 매개가 된다. 1층 전시공간은 Women’s dance를 해석한 퍼포먼스 영상으로 무용수의 몸에 기억된 원초적 감각과 감정의 표현이다. 타악기와 가장 단순한 리듬의 반복으로 만들어진 ‘아토’의 곡은 aboriginal magic과 같은 정신적 근간과 치유의 힘이다. Sacred site에서 의식인 노래와 춤에서 기인한 장소의 기억은 원주민 작가들이 그린 My father’s country, My mother’s country와 My mother’s favorite flowers처럼 이미지가 되어 차곡차곡 기록되고 저장된다. 퍼포머는 이뮤, 도마뱀, 캥거루, 부쉬, 애벌레, 꿀개미 등 그곳의 자연을 손끝의 미세한 움직임을 시작으로 감각한다. 마치 원주민 예술가가 그림으로 구전된 전통을 표현한 것처럼 퍼포머 역시 분절된 동작의 언어적 기술을 통해 저장된 기억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지하는 추후 다원 예술을 위한 프로토타입 전시이자 장소를 기억하는 장치의 전시공간이다. 각도와 속도가 다른 달의 움직임은 빛에 의해 공간을 변화시키고 축적된 시간을 보여준다. 냄새와 바람 그리고 흔들리는 깃털은 연극적인 풍경으로서 사적 내러티브로 구현된 사진처럼 포착된 순간이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한 영혼과 몸의 경계 사이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대답은 바로 Family(가족의 범위는 우리의 대가족과 같다)에서 찾을 수 있다. 그 가족, 나의 근간인 어머니와 아버지 그 이전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수만 년 동안 전달된 세대 간의 기억인 것이다. 따라서 장소의 기억은 감각으로 몸에 기록되어 세대를 연결하고 삶의 근간이 된다.

    글: 이연숙

    전시제목이연숙: 프로토타입_기억공간_몸 소리 문

    전시기간2021.11.05(금) - 2021.11.14(일)

    참여작가 이연숙

    관람시간10:00am - 07:00pm
    *퍼포먼스: 11월 8일(월) 오후 7시

    휴관일없음

    장르설치

    관람료무료

    장소대안공간 루프 ALTERNATIVE SPACE LOOP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 )

    주최 대안공간 루프

    주관 대안공간 루프

    후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 선정

    연락처02-3141-1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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