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석: 공명의 숲 : The Resonance Forest

2022.02.11 ▶ 2022.03.05

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5 (통의동, 갤러리 아트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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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원석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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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원석

    초월-가제 124×81cm mixed medi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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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원석

    daybreak 130 312×32cm mixed medi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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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원석

    Daybreak 1962×6560mm, Speaker, mixed media,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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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원석

    Sound Forest 전시전경

  • Press Release

    공명(共鳴)의 숲, The Re-Origin

    작가 한원석이 돌아왔다. 대체 어디를 다녀왔기에 돌아왔다고 언급하는가. 좀처럼 말이 없는 한원석은 소리와 재생에너지를 전통영역과 더불어 소생시키는 작가다. 만들어진 작품은 말이 필요 없는 탁월한 감각으로 완벽을 추구한다. 작품들은 ‘악의 꽃-The Flower of Evil’에 머물다가도 이내 ‘화해(花解)-Reconciled’와 ‘환생-Rebirth’을 오간다. 욕망의 시작과 끝을 이분법으로 나눈 다중인격처럼, 그의 작품이 추구하는 세계관은 하나의 개념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작품에 반영된 복합적 정체성, 하지만 세심하게 그 사이를 오가다 보면, 마치 책의 행간들이 정갈한 구조 속에서 정돈되듯 ‘창조를 향한 괴물 같은 숭고의지’가 관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재생의 발견, 숭고의 베일을 벗기다.
    건축가로 분류되기도 아트 디렉터로 분류되기도 하는 작가에게 ‘숭고(崇高, Erhaben/sublime)’란 예술하는 태도이자 타협해야하는 ‘미술계의 선입견’ 그 자체이다. 곰브리치(Ernst Gombrich)는 숭고를 “뜻이 높고 고상한” 동시에 “불완전한 나를 끌어안는 삶의 태도”라고 평했다. ‘sub=~을 향해’와 ‘limis=경계나 문지방’을 의미하는 숭고의 내면에는 경계를 넘는 용기와 도전, 위험하고 절망적인 동시에 안전하고 희망적인 예술의 양가성이 존재한다. 그 사이를 항해하는 한원석의 절박함은 천재성과 비난의 줄다리 속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정체성을 갖는다. “서울시 ‘흉물 조형물’ 놀이?”라는 비난에 가까운 ‘첨성대 공공설치물’ 논란(2020) 또한 같은 맥락이다. 정동길 입구에 세워져 경관을 해친다는 여론 돌팔매질을 당한 작품 <환생(Rebirth)>은 폐자동차에서 뗀 헤드라이트 1347개를 이어 붙여 만든 것으로 “빛이 코로나19 사태로 몸과 마음이 지친 시민들을 위로해줄 것”이라는 작가의 해석에도 불구하고, 90년대 후반 철거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 논쟁>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모양새다. 실제로 20여년이 훌쩍 넘은 오늘까지 업사이클링 작품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도시미관에 까지 미칠 만큼 선진적이지 못하다. 이에 작가는 높고 고상한 의미의 숭고가 아닌, 세상의 편견에 도전하는 예술개념의 확장성에 더 확고한 자세를 취한다. 재생(再生)을 통해 본질(The Re-Origin)을 질문하고, 경계에 서서 깨우쳐 나가는 인식 속에서 새로운 작품에 도전한다는 뜻이다. 이른바 ‘부정적 수용능력’은 모순상태에 있는 자기 삶을 그대로 껴안으려는 태도이다.

    숭고라는 단어를 처음 쓴 칸트는 「판단력 비판」에서 이를 “단적으로 큰 것(절대적으로 큰 것=모든 비교를 뛰어넘어 큰 가치)”이라고 정의했다. 작가의 작품들은 작은 재생 작품들이 피스를 이루고 총체성의 표상으로 이어지는 심미적 가치로 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신작 커미션들은 완전성에 대한 자기규정을 깨는 동시에, 감성적인 제약을 받는 유한한 인간에 기초한 ‘본질=심연(Abgrund)’을 발견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작가의 작품들은 불쾌한 정서를 유발하다가 가능성을 발견하는 ‘정반합적 쾌감(Desire combined with positive and negative)’을 보여주는데, 한원석의 숭고는 불쾌감을 극복한 끝에 발생하는 ‘깨달음의 영역’을 보여준다.

    소리의 숲, 공명(共鳴)으로 공감(共感)하라!
    Sound Forest와 담배꽁초로 창조된 ‘정크 오브제’들은 한원석이 지난 20여 년 간 추구해온 ‘숭고한 재생의지’를 설명하기 위한 개체들이다. 수많은 검은 스피커들이 창출하는 소리의 공명은 악(惡)에 받친 젊은 세월과 수없이 화해(和解, 혹은 타협)해야 했던 과거들이 모인 공감의 에너지이다. 출처를 찾기 어려운 작은 소리들은 몰입하면 할수록 자연을 닮은 무아(無我)의 소리로 감상자들을 이끈다. 쓰레기와 문명, 외연과 내연 사이의 이원론적 경계 사이에서 건축가의 구조물 같은 공감의 미학은 폐(廢) 스피커에서 피어나는 시각화된 소리작업을 통해 가시화된다. 인간의 오감을 ‘욕망의 다면성’ 속에서 해석해온 작가는 자신조차 괴물이 되어가는 현대사회를 자신이 만들어온 ‘재생품을 활용한 예술작품’으로 형상화한다. 그 안에서 대상이 무엇을 연상시키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2003년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했던 개인전 《악의 꽃-The Flower of Evil》에서 “버리는 나는 범죄자이다.”임을 외치며 현대쾌락문화의 상징인 담배꽁초에 면류관을 씌운 작가는 2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 “환경참여적 행위자”로 활동 중이다. ‘작품의 외피’보다 ‘내안의 괴물을 잠재우는 깨달음”이 중요하다는 점을 모두에게 공감시키기 위함이다.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숭고의 형상화는 소리와 마대작업으로 이어진다. 담배작업과의 연속성을 갖는 작업들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연민(憐愍)인 동시에, ‘버려짐’(신경질적 불편함)에 저항하던 과거를 극복해낸,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공명의 소리(Sound Forest)로까지 확장되었다. 소리 너머의 의미(숭고적 화해)를 찾고자 만든 Daybreak 시리즈는 동서미감의 조형성을 결합한 동시에, 일 방향으로 쏘아대는 첼로용·바이올린용 CD/앰프/스피커 등을 대체한 무지향성 소리 공간 속에서 문명이 만든 쓰레기를 벗어난 ‘자연과 유사한 소리’를 지향한다. 겸허한 인간의 실존을 추구하는 동시에 《중용(中庸)》이 언급한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본성의 가치=The Origin)을 좇음으로써, 개체의 본질이 전체의 본질임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씨실 날실로 이어진 마대(麻袋) 시리즈 역시 형식상의 요구만 다를 뿐, 작가(혹은 우리 모두)의 이중적 성향을 상징적으로 화해시킨 작업이다. 작가는 마대작업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환경, 인간과 사물의 관계들을 상징한다.”며 “씨실(weft)은 스스로를, 날실은 버려지다는 어원을 가진 대상(warp)이기에, 버려진 것(쓰레기)에 대한 애착은 관계미학적 숭고와 연계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작가의 작품들은 메리 셸리가 21세에 발표한 최초의 SF(과학소설) <프랑켄슈타인(1818)>을 떠오르게 한다. 괴물의 탄생과 성장이 당대에 알려졌던 과학적 사실에 기초해 창작되었고, 과학기술이 남긴 유산이 우리자체가 되는 현실을 고발했기 때문일까. 어찌 보면 소설 자체보다 유명한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캐릭터는 사실 괴물이 아닌 괴물을 창조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에서 우리 모두가 괴물일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루소(Jean-Jacques Rousseau)가 주장한 ‘자연 상태의 인간(Human in nature)’, 혹은 ‘고상한 야만인(Noble savage)’을 연상시키는 한원석의 작품들 속에는 ‘반성하는 자아’가 존재한다. 개인에게는 자아와 내면이 있다. 개인은 자신 안에 있는 내면을 들여다보며 반성하는 존재다. 한원석의 작품이 이해하기 어려운 까닭은 화해의 세계관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된 ‘예술로 환원된 쓰레기’가 갖는 편견 때문이다. 굴곡 많은 도전의지와 만난 작가의 무궁무진한 스토리텔링은 편견을 깨는 과정이자, 우리안의 괴물을 깨닫는 과정이기에 ‘새로운 아방가르드 향한 동력’으로 기능할 수밖에 없다.
    글: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전시제목한원석: 공명의 숲 : The Resonance Forest

    전시기간2022.02.11(금) - 2022.03.05(토)

    참여작가 한원석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월,공휴일 휴관

    장르설치

    관람료무료

    장소아트사이드 갤러리 GALLERY ARTSIDE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5 (통의동, 갤러리 아트싸이드) )

    연락처02-7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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