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타 치하루: In Memory

2022.07.15 ▶ 2022.08.21

가나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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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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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타 치하루(Shiota Chiharu)

    Shiota Chiharu In Memory 2022 Dresss, wood boat, paper and thread, Overall dimensions vari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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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타 치하루(Shiota Chiharu)

    State of Being (Window, Letter) 2022 Metal frame, window, lette, thread 80 x 45 x 45 cm 31.5 x 17.7 x 17.7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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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타 치하루(Shiota Chiharu)

    State of Being (Doll House) 2022 Doll house, thread 30.7 x 69.5 x 32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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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타 치하루(Shiota Chiharu)

    State of Being (Playing Cards) 2022, Metal frame, card game and thread, 70 x 35 x 35 cm, 27.6 x 13.8 x 13.8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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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타 치하루(Shiota Chiharu)

    Cell 2022, Glass and wire, h 28, Ø 30 cm, h 11, Ø 11.8 in

  • Press Release

    시공간을 이접하는 오브제의 축적
    안소연, 미술비평가

    치하루 시오타(Chiharu Shiota, b.1972)는 기억과 트라우마를 창작의 기원으로 삼아 특유의 수행적인 설치미술로 존재와 죽음에 관한 물음에 마주해 왔다. 수수께끼 같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해 진실을 향한 보편적 사유와 인식의 차원을 탐구하기에 이르는 그녀의 작업은, 소우주와 대우주의 긴장 관계 속에서 인간 내면의 심연을 섬세하게 다룬다. 예컨대, 어린 시절 할머니의 무덤에서 긴 잡초를 뽑으며 손 끝에서 느꼈던 죽음의 공포, 이웃에서 화재 후 집 밖에 내다버린 불 탄 피아노의 강렬한 인상, 독일 이주 후 잦은 이사로 겪은 꿈과 공간에 대한 강박적 혼란, 암 진단과 항암치료 과정에서 경험한 몸에 대한 감각과 그것에서 비롯한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등은 시오타 작업에서 존재의 근원과 장엄한 세계에 관한 이중의 시각적 표상으로 옮겨졌다.

    오브제의 축적을 통해 스펙터클한 설치미술의 광경을 제시해 온 시오타에게 “실”은 초기 작업부터 다루어 온 핵심적인 재료로 큰 의미를 갖는다. 시오타는 특유의 방식으로 공간에 거미줄처럼 실을 쳐서 압도적인 장면을 연출하거나 개인적인 물건들을 실로 엮어 무의식의 세계 혹은 타자의 세계와 관계 맺는 자아의 표상을 그려냈다. 그녀는 오브제의 축적으로 공간을 강박적으로 채움과 동시에 근본적 결핍에 의한 부재와 상실을 암시하면서, 스스로가 말해온 ‘부재 속의 존재’라는 양가적 사유를 작품의 핵심적인 주제로 다루었다. 이때, 압도적인 오브제 축적으로 인해 현실 공간 속에서 겪는 현실 너머의 탈중심화된 신체 경험은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 ‘중심’과 ‘주변’, 심지어 ‘나’와 ‘너’의 경계를 비틀어, 강박적이고 역동적인 사태 속에서 태풍의 눈 같은 고요와 침묵의 사유를 동반한다. 장엄하고 과밀한 시각 경험은 폐쇄적인 진공 상태의 침묵에 관한 청각 경험으로 이어져, 공간 속에 진입한 익명의 신체들은 그 내부의 파동과 외부의 자장을 따라 계속해서 선회하게 된다.

    ⟪In Memory⟫에서 선보이는 < Multiple Realities >(2022)는 흰 색 실을 사용한 대규모의 설치 작업으로, 그동안 사용해 온 검은 색과 붉은 색 실의 은유에 이어 신체의 내면과 우주적 세계의 심연을 다층적인 감각으로 구체화 한다. 시오타는 이러한 마술적인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실타래를 손에 쥐고 실과 실 사이를 팔로 움직이면서 미로처럼 얽히고 설킨 구조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그녀의 수행적인 신체 움직임은 같은 행위를 반복하며 동심원을 그리듯 명상적인 내면의 수련 행위로 비춰진다. 동시에 그녀에 의해 구축된 공간과 축적된 시간이 내부와 외부가 교차하는 복잡한 주름처럼 수많은 시공간의 이접 현상을 나타내게 하는 마술적인 동력으로도 규명된다.

    부드럽고 유연한 실을 사용해 견고하고 단단한 건축 내부 공간의 원근법적 구조를 붕괴시켜 시각적 착시와 신체적 감각을 극대화 하는 시오타 식의 공간 경험 방식은 < Multiple Realities >에서 투명한 명도의 흰 색 실이 숭고하게 축적된 밀도감으로 한껏 배가된다. 흰 색이 자아내는 숭고와 공포는 그녀의 작업이 늘 그래왔듯 이중적인 긴장감을 동시에 발산하는데, 그 한 켠에서는 팬데믹에 붕괴된 일상의 시공간과 팬데믹 이후 존재의 상실과 회복에 대한 사유와 성찰을 돕는 암시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치 실을 잣는 듯한 시오타의 행위는 불안과 상실에 대한 애도와 치유의 동작이기도 하면서 숭고한 제의적 함의를 내비치기도 한다. 자신의 육체에서 실을 뽑는 것처럼 텅 빈 공간을 운행하며 그 궤적을 실로 가득 뒤덮는 퍼포먼스적인 행위는 현실의 공간을 굴절시켜 이처럼 다중의 복합적 경험을 불러온다.

    시오타는 실을 비롯해 기억과 연관된 오브제의 축적을 통해 타인들의 감각과 지각의 몰입을 이끌어내며, 이러한 체험은 개인들의 기억과 연결되어 과거와 미래 사이에 다층적인 시공간을 열어놓는다. 그녀는 자신의 작업과 관련해 ‘보이지 않는 연결된 삶’에 대해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미술사가 안드레아 얀(Andrea Jahn)은 시오타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볼 수 없고 자신조차도 파악하기 어려운 자신의 가상의 ‘현실’”과의 연결로 가늠하며, 그 매개로서 “신체의 이미지를 대체하는 오브제”를 강조했다. 일종의 ‘발견된 오브제’가 지닌 한 사람의 근본적인 상실과 부재의 표상처럼, 시오타의 실을 비롯한 오브제는 “자신의 가상 현실”과 접촉을 꾀하는 미디어이자 무대이며, 더 급진적인 상상에 의해 이미 현재의 시공간에 잠복해 있는 복합적인 가상성을 감각하도록 하는 (미지의) 통로 같은 것이기도 하다.

    시오타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연결된 삶’은 동시에 내부와 외부로 향한다. 자신 내부의 침묵을 향해 걸어 들어가면서, 동시에 더 큰 우주인 외부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향해 나아간다. < Connected to the Universe >(2022) 드로잉 연작에서 ‘실’이라는 오브제의 상징성은 개인의 신체와 우주적 공간, 개인적 경험과 보편적 진리처럼 서로 다른 두 개의 불가능한 세계를 직선으로 잇는 매개체이자 둘 사이의 긴장과 균형을 보여주는 힘과 에너지의 형상이다. 반복적인 동심원과 유기적인 곡선이 물리적인 힘의 파동을 가시화 하는 가운데, 그 우주적인 세계의 안팎에 존재하는 하나 혹은 둘의 인간 형상은 마치 신체의 근원으로 “주어진” 탯줄 같기도 하고 자신의 육체에서 “뽑아낸” 실 같기도 한 직선으로 연결되어 서로의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드로잉 제목이 말해주듯 “나”와 연결된 대상은 “세계(the Universe)”인데, 시오타의 크고 장엄한 실 설치작업이 결국 현실의 공간에서 전시가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비현실적인 태생을 가진 것처럼 그가 반복적인 선으로 그린 드로잉 안의 세계 또한 실체를 가늠할 수 없는 추상적인 행위의 궤적에 불과해 보인다. 그가 세계라고 말하는 무수한 동심원의 궤적들은 숱한 붕괴와 생성을 반복하며 빛과 어둠을 교차하는 우주 공간의 무한성을 제시하면서, 신체 내부의 세포 분열과 미세한 혈관의 순환을 연상시킨다. 어쩌면 거시적인 세계와 미시적인 세계를 매개하는 한 사람의 몸과 그 행위에 주목해 본다면, 시오타가 다루는 여타의 오브제들과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세계와 마술적인 연결을 도모하는, 즉 불확실한 세계에서의 현존하는 실체로서 그 존재의 출현을 사유하는데 이르게 된다.

    ⟪In Memory⟫는 현재라는 불확실한 시공간에서 “기억”을 매개하여 현존하는 감각을 일깨우는 시오타 작업의 중요한 테마를 보여준다. ‘보이지 않는 연결된 삶’의 이중적 표상은, 그가 삶과 죽음 혹은 존재와 부재를 이분법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그 경계를 유연하게 교차하여 “행위”의 궤적을 남김으로써 나를 초과한 장엄한 시공간의 현전과 마주하게 되는 “사유”의 실체로 이어진다. 이를테면, 그녀가 작품 설치의 과정에서 몸과 영혼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인식하는 것처럼, 시오타 작품을 통한 몸의 급진적이면서 명상적인 경험은 행위와 사유의 간극을 연결하여 보이지 않는 다수의 시공간을 이접하는 마술적인 상황으로 이어진다.


    모리 미술관 관장 카타오카 마미는 시오타의 작업에 관한 비평글 “죽음=삶의 근원을 묻다-시오타 치하루의 우주관”에서, 미술평론가 나타하라 유스케의 평론을 빌어 ‘중심의 고요함’과 ‘주변의 움직임’이라는 대비가 시오타 작업의 본질이라 설명했다.
    안드레아 얀의 「시오타 치하루 작가 대담」은 2016년에 독일에서 출간했으며 2019년에 추가된 내용을 포함해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한 ⟪시오타 치하루: 영혼의 떨림⟫(2019-2020) 전시 카탈로그에 수록됐다.

    전시제목시오타 치하루: In Memory

    전시기간2022.07.15(금) - 2022.08.21(일)

    참여작가 시오타 치하루(Shiota Chiharu)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장르조각, 평면, 설치

    관람료.

    장소가나아트센터 Gan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

    연락처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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