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선 : memory of hands

2023.03.08 ▶ 2023.03.14

갤러리 도스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 (팔판동, 갤러리 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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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 작품 썸네일

    조영선

    memory black stoneware, 42x28x60cm, 2022

  • 작품 썸네일

    조영선

    memory orange, stoneware, 38x20x155(h)cm,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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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선

    memory purple, stoneware, 34x34x68(h)cm,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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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선

    memory red, stoneware, 73x20x62(h)cm, 2022

  • 작품 썸네일

    조영선

    memory yellow, stoneware, 46x23x70(h)cm, 2022

  • Press Release

    궤도의 흔적
    김민영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시간은 숨 쉬는 모든 곳에 존재하며 모두에게 평범하고 당연하게 인식된다. 하지만 때로는 겸허한 자세로 평범하지 않은 평범함으로 의식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시간은 일상의 반복과 새로움의 흔적이 되며 그 흔적에는 축적된 시간이 스며든다. 예컨대 찻잔에 시간을 담고 머무르다 보면 색은 점차 선명해지고 향과 맛이 깊어지듯 시간이 더해지면서 찻잔에 닿는 손길, 습관뿐 아니라 시간도 흔적으로 남는다. 이와 같은 흔적은 개인의 감성과도 긴밀하게 연관되어 그 자체로서 존재의 기록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영선 작가는 흐르는 시간을 잡아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에 녹아있는 기억을 통해 다가올 미래와 마주하고자 한다.

    작가는 도자의 흙을 밀고 정리하여 매끈해진 표면 위에 다시 흙을 쌓아올린 흔적들로 자신과 소통한다. 도자의 성분은 흙이고, 흙은 곧 자연이며, 인간 역시 흙에서 비롯된 존재로 자리한다. 그러므로 도자는 한 생명의 아름다움과 숭고미를 전달하기에 적절한 매체이다. 작가는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마음과 혼신을 다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흙을 여러 차례 치대고 모양을 빚어 높은 온도에 굽고 바람에 건조시킨 후 유약을 입혀 다시 가마에 굽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긴 시간을 통해 작품은 도자 자체만으로 도구의 기능만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강한 생명력의 가치를 지닌 총체로 완성된다.
    작가의 예술적 고뇌의 시작이 본인 즉, 자아였던 것만큼 도자의 형태는 신체의 형상처럼 굴곡지고 유연하며 아름답다. 표면은 흙을 쌓아 올리던 순간의 감정을 기억하는 수단으로 일종의 감각 덩어리처럼 생겨난 무의식 속 흔적의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한편 흙의 물성은 내포하는 수분의 양, 손으로 누르는 힘의 정도 등에 따라 결과물의 특성에 차이가 생겨난다. 그러므로 같은 재료의 사용과 같은 작업과정을 거쳤더라도 작품마다 다양하고 우연한 흔적을 만들어내며 흔적이라는 개념을 시각화하는 데 더없이 유용한 요소가 된다. 작가가 흙을 반복적으로 한 줄씩 줄짓는 작업 행위는 마치 수행과정처럼 신체를 통해 물질과 정신을 연결시킨다. 그리고 우리는 우연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던 그 일련의 행위가 필연의 원인에 의하여 행해짐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시간과 접촉의 흔적을 보여줌으로써 직관적인 촉각경험으로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감성을 자극하고 지루할 틈 없이 교감과 몰입을 불러일으킨다. 시간의 흐름에 기반을 둔 경험들은 조화롭게 작품 안에 가득 차있으며 그 안에는 다른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무한히 확장되어 또 다른 시간의 흔적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우리는 경험과 학습을 통해 삶이 영원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존재의 유한함에서 시간성을 의식한다. 하지만 시간은 무작정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창조가 일어나는 지속성을 내포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존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변화를 느끼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가능성을 열게 된다. 이번 전시는 보는 이들을 자연스레 작품이 지닌 경험의 세계로 끌어들여 내면의 감각을 일깨우고 쉽게 교감함으로써 몰입하게 만든다. 작가는 흙을 줄짓는 반복의 행위를 통해 끝없이 반복되고 쌓여가는 시간을 기록한다. 이에 순환하는 시간은 영원히 되풀이되는 궤도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나가며 어느새 명상 또는 무아의 경지에 접근하게 된다.


    작가노트

    지금 이 순간만이 현재가 되고, 현재의 많은 부분들은 과거의 시간으로 남는다. 그리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시간은 끊임없이 현재로부터 과거를 만들어낸다. 현재의 움직임은 과거가 될 '순간'을 담아내고, 다가올 시간을 마주한다.

    과거의 작업 방식은 ‘왜 흙을 재료로 선택하여 작업하는가?' ‘흙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나에게 있어 흙 작업의 정리는 일종의 ‘습관’이 되었고, 이는 어떠한 흔적, 과정, 시간에 대한 기억의 부재를 보여준다. 이러한 행위에서 벗어나고자 점토의 결을 축적하여 나의 의지를 나타내고, 손과 흙이 하나가 되어 현재의 순간을 담아낸다. 또한, 흙의 유연성은 노동력의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재료로써, 흙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감성을 도자 조형 언어로 풀어내고자 한다.

    나는 다가오는 시간과 맞대며 계속해서 흙과 교감한다. 흙을 치고, 밀고, 누르는 행위를 통해 촉각이라는 감각을 일으킨다. 흙을 만질 때 손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작업하는 순간을 담아내면서 그때의 감정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열을 따라 차곡차곡 쌓여지는 흙은 작업하던 나의 기억을 한 장의 사진처럼 추억할 수 있다. 한 줄씩 줄지어 있는 흙 사이에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사각형과 색은 그 시간 속의 나를 기억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반복적 행위에 환기를 시킴으로써 흙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한 땀 한 땀의 노동력을 통해 흙이 갖고 있는 촉각적, 감각적인 느낌을 지속적으로 반복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흔적을 켜켜이 쌓는다.

    전시제목조영선 : memory of hands

    전시기간2023.03.08(수) - 2023.03.14(화)

    참여작가 조영선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조각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 (팔판동, 갤러리 도스) )

    연락처02-737-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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