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주: 불연속연속(Discontinuouscontinuity)
2025.08.13 ▶ 2025.10.09
2025.08.13 ▶ 2025.10.09
이진주
슬픔과 돌 2025, 광목에 수간채색, 386 x 322 cm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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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쳐진-사라진 2025, 이정배블랙, 광목에 수간채색, 56 x 37 x 200(h) cm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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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구성 2021-2023, 광목에 수간채색, 월넛나무, 흑경, 330 × 177 x 185(h) cm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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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각의 풍경 2025, 광목에 수간채색, 35 x 47 x 35(h) cm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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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들 2024, 이정배블랙, 광목에 수간채색, 44 x 34 cm x 29 pcs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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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들 01 2024, 이정배블랙, 광목에 수간채색, 44 x 34 cm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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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들 02 2024, 이정배블랙, 광목에 수간채색, 44 x 34 cm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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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한 눈물-볼록한 용기 2025, 광목에 수간채색, 200 x 300 cm x 2pcs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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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한 눈물-볼록한 용기 2025, 광목에 수간채색, 200 x 300 cm x 2pcs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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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2025, 이정배블랙, 이정배블랙, 체리우드, 자작합판, 아우로 no 129 오일, 30 x 20.5 cm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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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는 일 2025, 광목에 수간채색, 체리우드, 자작합판, 아우로 no 129 오일, 20 x 19 x 6(d) cm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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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의 뒷면 2025, 광목에 수간채색, 체리우드, 자작합판, 아우로 no 129 오일, 30(ø) x 6(d) cm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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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아가는 2025, 광목에 수간채색, 이정배블랙, 205 x 69 cm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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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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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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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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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LEE Jinju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ㅣ전시 주제
정교한 시선으로 감지하는 ‘불연속연속’의 세계
이진주의 작품세계에서 ‘불연속적 연속성’은 화면 구성과 서사 구조, 나아가 주제의식을 관통하는 특성으로서 나타난다. 그의 화면 위에서 대상 각각은 매우 정교하고 사실적이며 뚜렷한 필치로서 묘사된다. 한편, 특유의 구성 방식에 따라 대상들 간의 관계는 마치 불완전한 몽타주처럼 비현실적인 불일치를 선보인다. 그러한 ‘불연속적 연속성’은 이진주의 회화 속 연결된 동시에 단절된 서사 구조에 관한 은유이기도 하다. 도상들은 저마다 작가의 내밀한 기억과 일상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지만, 전체의 화면은 하나의 명확한 이야기를 구성하기보다 모호한 은유적 상태에 머문다. 자전적 서사를 은닉한 채, 이진주의 회화는 고정되지 않는 의미와 자유로운 해석의 여지를 품은 유연한 장으로서 남겨진다.
전시 제목인 ‘불연속연속’은 이진주가 천착해 온 주제의식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다. 이진주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로부터 고유하게 독립된 동시에 긴밀하게 연결된 양가적 속성을 목격한다. 어머니와 자신, 딸로 이어지는 모계의 연결성으로부터 보다 광활한 풍경에 이르기까지, 삶 속에서 목격되는 존재와 사물들, 사건들은 모두가 각자의 ‘불연속적 연속성’을 품고 있다. 작가는 누구나 이미 알고 있던 것들, 그러나 바라보는 관점 및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새롭게 감각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회화의 언어로 풀어 낸다. 섬세하고 면밀한 관찰을 통하여,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의 연속성으로부터 유난히 낯설고 생경한 불연속성을 감지해 내고자 하는 것이다.
ㅣ전시 구성 및 작품 소개
보다 입체적인 회화 – 삼차원 공간에 감응하는 화면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의 전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각 층에서 서로 다른 회화적 실험들을 선보인다. 이진주의 회화는 전시 공간의 입체적인 규모 및 구조와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 전체의 동선은 단순히 작품이 나열된 장소라기보다 작가에 의해 설계된 심리적 여정을 연상시킨다. 이진주의 ‘셰이프트 캔버스’ 연작은 여백이 되는 부분을 잘라내어 형상의 윤곽을 살린 비정형 캔버스의 형태를 띤다. 1층 전시장의 층고가 높은 벽에 설치된 <슬픔과 돌>(2025)은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자 작가가 현재까지 제작한 최대 규모의 ‘셰이프트 캔버스’ 작품이다. 화면은 여섯 개의 흰색 장막이 사선 방향으로 줄지어 놓인 가운데 바위와 인물, 식물, 사물들이 복잡다단하게 뒤엉킨 모습을 부분적으로 드러내어 보여준다. 캔버스 위 여백이 소거됨에 따라, 역설적이게도 형상은 보다 거대하게 확장된 여백의 공간, 실재하는 장소의 벽면이라는 배경 위로 나아간다.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자연스레 삼차원의 입체적 장소를 포섭하게 된다.
같은 층에 선보이는 <겹쳐진-사라진>(2025)은 두 개의 기다란 직사각형 패널이 한 변을 맞닿도록 결합한 뒤 전시 공간 내부에 조각적으로 세워 둔 ‘입체 회화’의 일환으로, 오목한 안쪽 공간에 ‘블랙 페인팅’을 그려 넣었다. 섬세한 필치로 묘사된 인물이 품에 안은 거대한 돌은 자연의 유구한 시간을 살아내며 수없이 많은 경험의 흔적을 제 안에 품은 상징적 도상이다. 이진주의 화면 위에서 무겁고 단단한 바위와 돌의 형상은 여타의 가녀린 대상들과 대조적으로 병치된다. 작가는 돌과 같은 자연물의 표면을 묘사하며 보통의 시야에서 포착되지 않는 수많은 표정들을 발견한다. 사방으로 열린 공간 안에 위태롭게 직립하여 있는 <겹쳐진-사라진>은 특정한 방향에서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구조로서, 대상의 외양과 내면의 간극에 대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지하 1층에서는 제주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에서 선보인 <비좁은 구성>(2021-2023)이 소개된다. <비좁은 구성>은 네 폭의 가로로 긴 캔버스가 짧은 변을 둘씩 맞대도록 하여 사각의 링 형태를 이루도록 구성한 ‘입체 회화’이다. 사각 링의 안팎에 놓인 화면 모두에 그림을 그려 넣은 양면화로, 네 개의 모서리에 기둥을 세워 캔버스들이 바닥에서부터 약 1미터 떠오른 높이에 위치하도록 하되 바닥 면에 흑경을 두어 내부의 그림들이 어렴풋이 비치도록 연출했다. <비좁은 구성>은 전체가 하나의 장면이지만 이질적으로 결합된 형태 탓에 결코 한 눈에 담기지 않는 풍경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편향된 시각의 불완전함과 다변적이고 유동적인 대상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지하 1층에서는 <음각의 풍경>(2025) 등 새롭게 실험한 입체 회화가 함께 전시 되며, ‘불연속적인 연속성’이라는 서사 구조 아래 지금까지의 작업 세계를 다채롭게 아우르는 시도가 엿보인다.
보이지 않는 행간의 잠재성 – ‘발화된 여백들’
3층 전시 공간에서 마주하게 되는 <대답들>(2025)은 ‘블랙 페인팅’의 일환으로서 총 29점이 선보인다. 화면 중앙에 손을 묘사한 화면은 주로 단독 작품으로서만 선보여 왔기에 이들을 하나의 유기적 구조로 엮어낸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답들>은 삶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사건과 상황에 대한 응답에 대한 상상으로부터 출발한다. 그 응답은 명확한 해답이기보다, 손의 움직임이나 몸의 제스처처럼 모호하지만 진심 어린 반응에 가깝다. 화면 속 손은 꽃, 돌, 불에 탄 흔적이 있는 사물, 말라 비틀어진 나뭇가지 등 이전 작업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한 오브제를 쥐고 있으며, 상징이나 환유의 방식으로 의미를 환기시킨다.
<대답들 01>, <대답들 02>와 같이 순차적인 일련번호를 지닌 화면들은 벽면 위에서 4행 8열의 격자 형태를 이루며 설치되는데, 그중 세 개의 자리가 의도적으로 비워진 모습이다. 순서에 따르면 빈 칸은 각각 <대답들 06>, <대답들 16>, <대답들 25>가 있어야 할 자리이지만 해당 작품들은 제작되지 않은 채 개념적으로만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대답들’로서 남았다. 비어 있는 자리들은 역설적으로 더욱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진주는 그러한 여백에 관하여 조르조 아감벤이 말하는 ‘행간’의 개념을 언급한다. 문장과 문장 사이 쓰이지 않은 것들의 공간, 언어화되지 않는 행간의 잠재성을 탐색하듯 작가는 비어 있는 공간으로부터 무한한 생성의 가능성을 읽어낸다. 이진주가 화면 안팎에 비워 둔 자리들은 침묵에 의하여 역설적으로 ‘발화된 여백들’이다.
시간성과 방향성 달리하는 ‘보기’의 방식
이진주의 화면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틈을 탐색하는 사유적 무대이다. 그의 표현은 물리적으로나 개념적으로 평면 세계 위에 머무르기를 거부하며 보다 입체적인 ‘보기’의 방식을 탐구한다. 작가는 회화를 도구 삼아 우리가 ‘정말로 보는’ 것은 무엇인지 탐구한다. 4층 전시 공간 입구에서 만나게 되는 <오목한 눈물–볼록한 용기>(2025)는 두 개의 화폭을 맞대어 제작한 양면화의 형식을 통하여 회화의 새로운 시각 구조를 제안한다. 등을 맞댄 두 화면은 천장부에 고정되어 바닥으로부터 떠오른 자세를 띤다. <오목한 눈물>이라고 이름 붙인 한쪽 면에는 겨울의 한라산에서 마주한 계곡의 풍경을 묘사했다. 겨울내 얼어붙지 않은 물줄기가 작은 골짜기에 고여 만든 웅덩이와 주위의 축축한 눈밭, 푸른 이끼와 식물들이 이루어 낸 습기 어린 풍경을 바라보며 작가는 살아남은 존재들의 처연하고도 강인한 생명력에 관하여 생각했다. 반대편의 <볼록한 용기>는 바위에 앉은 인물이 손을 뻗는 장면을 묘사하는데, 주위에는 불탄 종이 조각들이 눈처럼 흩날리는 모습이다. 약하고 위태로울지라도 끝없이 불거지는 힘과 용기를 상징하는 화면이다. 두 화면은 상반된 동시에 연결된 심리적 풍경을 제시하며 시각적 긴장을 이루어낸다. 나아가, 서로 간 시차를 두고 발걸음을 움직이며 바라보도록 의도된 하나의 양면화는 회화를 바라보는 경험에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시간성’을 보다 가시적으로 드러내어 강조한다.
<침묵>(2025), <거두는 일>(2025), <무게의 뒷면>(2025) 등 비스듬히 기울어진 각도의 소형 회화들은 캔버스 뒤에 목재로 만든 지지체를 결합한 형태로 제작되었다. 작가의 눈높이 인근 벽면에 설치된 작품들은 특정한 기울기를 지니고 수직의 벽면으로부터 불거져 나옴으로써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목격된다. 화면은 마치 입체적으로 살아 있는 존재처럼 평면 바깥의 세계를 향하여 그림자를 드리우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과 다층적인 관계를 맺는다.
단절하는 동시에 매개하는 ‘막’ – 침묵의 공간이 생성하는 사유
이진주의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막’은 대상들 사이를 가로막는 장막인 동시에 그것들을 보호하는 은신처가 되어 준다. 작가는 수년 전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소통과 관계의 단절을 경험하면서 ‘막’의 개념에 본격적으로 천착하게 되었다. 종잇장처럼 가볍고 연약한 ‘막’은 화면 내에서 심리적, 물리적 경계를 드러내는 회화적 장치로서 기능하는데, 그에 의하여 분절된 장면들 사이의 은밀한 연결성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전시의 주제인 ‘불연속연속’의 시각적 형상화이기도 하다. 그 자체로서 하나의 여백인 ‘막’은 가리워 보이지 않는 부분을 상상하도록 하는 창조적 가능성의 상징이다.
4층 안쪽 공간에 설치된 <쫓아가는>(2025)은 ‘셰이프트 캔버스’와 ‘블랙 페인팅’ 연작 양측에 동시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해당 작품에서 ‘막’은 대상의 외면과 내면을 보다 뚜렷하게 구분 짓는 입체적인 형태로 확장된다. 얇은 종이처럼 둥근 호를 그리며 휘어진 ‘막’의 내면은 깊은 검정으로 채색되어 있다. 검은 배경 위 서로 포개어진 두 인물의 뒷모습이 드러나는데, 앞선 인물은 연필로 자신 손의 윤곽을 따라 그리는 모습이며 뒤따르는 인물은 뒷짐 진 양손에 금세 녹아 내릴 듯한 얼음과 연필을 각각 쥐고 있다. 인물의 발 아래 놓인 날개 꺾인 새의 형상은 장면 속 대상들의 연약함과 위태로움의 정서를 극대화한다. ‘막’의 어두운 내부는 기억과 감정이 응축된 심리적 무대를 형성한다. 심연 같은 어두움은 관람자의 시선을 작품의 안쪽 깊은 곳으로 이끌어 몰입하도록 한다.
전시제목이진주: 불연속연속(Discontinuouscontinuity)
전시기간2025.08.13(수) - 2025.10.09(목)
참여작가 이진주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휴무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아라리오갤러리 Arario Gallery (서울 종로구 율곡로 85 (원서동, 볼제빌딩) 전관 (B1, 1, 3, 4F))
연락처02-541-5701
1980년 부산출생
김선두 개인전
갤러리 밈
2025.06.11 ~ 2025.08.22
SWEET SPOT in Art
매스갤러리
2025.07.10 ~ 2025.08.23
PYO SELECTION
표갤러리
2025.08.01 ~ 2025.08.23
House of Analog
인사갤러리
2025.08.08 ~ 2025.08.23
바자전: IN-BETWEEN
성곡미술관
2025.08.08 ~ 2025.08.23
2025 CCPP – 더 글로리어스 월드(The GLORIOUS World)
충무아트센터 갤러리
2025.04.22 ~ 2025.08.24
한계 없는 표현,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벗이미술관
2025.04.11 ~ 2025.08.24
2025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신중덕, 추상, 생명》
이응노미술관
2025.06.17 ~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