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김을
앞) 김을, KIM's studio, 2015, mixed media, 39.7x45.5x31cm 뒤) 김학량, 한국현대서예 스테인드글라스체 연습: “존경, 사랑” 등 4점 연작(현직 대통령 취임사, 취임 100일 기자회견, 광복절·3·1절 기념사, 신년사 등에서 뽑은 문구)
김학량
한국현대서예 조각보체 연습: “자유인권공정연대” 2024, 신문지에 아크릴릭 물감, 54.5×38.8cm
김을
Studio 2024, mixed media, 17x18.5x12cm
김학량
한국현대서예 스테인드글라스체 연습: “누가 보았을까 부는 바람을”[김민기 곡, <저 부는 바람>(1971) 첫 구절] 2024, 비닐에 아크릴릭 물감으로 그려서 남창 유리에 붙임, 86×52.5cm
4월 26일, 갤러리 소소는 서울 전시관 더 소소 5층에서 김을, 김학량 2인전 《점점》을 개최한다. 김학량이 기획하고 갤러리 소소가 주최하는 《점점》은 미술계에서 중량감 있는 두 작가가 2인전으로 만나는 첫 전시이다.
실존에 대한 고민과 세상의 근원에 대한 고찰을 다양한 오브제 작품과 설치 작업, 드로잉 작품 등으로 풀어내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을 작가와 수많은 전시를 기획하고 동시에 글자를 모티브로한 작업 등 다양한 개념적인 작업을 이어온 김학량 작가는 미술계의 동료로서 관계를 이어오다 작년부터 2인전에 대한 계획을 키워왔다. 이번에 더 소소에서 실현된 두 작가의 전시는 을지로의 오래된 빌딩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구성되었다.
김학량 작가는 북쪽과 남쪽 양방향으로 크게 열린 전시공간의 창을 아크릴 물감으로 문양을 그린 비닐을 덮음으로써 공간에 색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한국현대서예 스테인드글라스체 연습>으로 명명한 일련의 창 설치 작업은 대통령 취임사나 70년대 가요의 가사 일부를 발췌하여 추상적인 조형으로 변형한 뒤 한국의 전통 조각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색감으로 완성하였다. 김을 작가는 작가 특유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오브제 설치작업 < studio >연작과 드로잉 연작을 선보이는데, 작은 사이즈의 작품들로 구성함으로써 공간에 다채로운 리듬을 가져오고 있다. 폭발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는 김을 작가의 작품은 김학량 작가의 창 설치 작업이 만드는 알록달록한 빛을 듬뿍 받아 더욱 생생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연륜있는 두 작가가 서두르지 않고 애쓰지 말고 세월처럼 흐르는 예술을 지향하며 지은 전시 제목 《점점》은 두 작가와 공간을 아우르는 자연스러운 조화로 즐거운 휴식 같은 경험을 관람객에게 제공할 것이다. 두 작가의 2인전 《점점》은 다음달 5월 24일까지 을지로 청계천의 더 소소에서 진행된다.
전시서문
전시를 열면서
매화 피었다 진 뒤로 개나리 민들레 진달래 등속이 나서고, 요즘 망우리엔 산벚나무 꽃그늘 저쪽 양달에 남산제비꽃이 새초롬하겠네. 복사꽃은 여기저기서 분홍빛으로 생색을 내고, 하마 자두꽃도 새하얗게 일어 그윽한 향기를 머금는다. 때는 봄. 기지개 켜며 무언가 저지르기 좋은 계절. 전시야 지난 여름에 이미 정해는 놓았지만, 봄이 꽃을 따라 닥치니 괜스레 마음이 들뜬다, 새삼.
우리 두 사람이 사람을 알고 사람을 이루는 이런저런 내막도 알아차리며 벗해 오는 동안, 사람들 눈에 얼른 뜨이도록 전시를 통해 서로 어울린 적이 드문 가운데, 퍽 오래 전부터 2인전을 한 번 하자고 말은 여러 차례 있어왔다. 그러던 차에 호시절 만나 비로소 어우러지게 된 것이다.
얼핏 보아서는 미술가로서 출발한 이후 밟아온 궤적이나, 취향이니 이념이니 목표니 하는 것이 상통하거나 교차하는 지점을 딱히 꼬집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견주어가며 보면 서로 어울릴 만한 구석도 없지 않고, 서로 달리 보일 만한 점도 많으니, 둘이 어울리기에 조건이 그럴싸하다.
제목이 “점점.” 이 말은 부사·명사·형용사로 두루 쓰인다. 어떤 품사로 써도 모두, 가만 있는 듯하지만 은근슬쩍 움직거리는 형세를 잘 나타내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풀씨든 구름이든 물이든 사람이든 먼지든, 중생만물 모든 것이 저도 모르게 세월에 실려 흐른다. 그러니 언제든 어디서든 무언가와 만났을 때 상대를 찬찬히 살피고 쓰다듬고 귀 기울이면 거기서 세월의 냄새와 소리와 욕됨과 상처와 희열과 번뇌 같은 걸 감지하리라. 예술이라는 도깨비짓·미치광이짓도 그러한 점에서 세상에게서 무용지물無用之物로서 그 쓰임새를 얻을 것이고. 점, 점.
같은 사람이 벌인 일이라도 그때그때 숨결이 다를 것이다. 가슴 벅차올라 몸을 젓기도 하고 화가 치밀어 쓰기도 하고 울적해서 긋기도 하고 그저 무덤덤히 짓거나 쌓아가기도 하고 외로워 몸부림 삼아 그리기도 하고 산산이 흩어진 넋을 다스리느라 매만지기도 하고 묻어두기가 도무지 되지 않는 회한이 사무치어 붓을 적시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만상萬象 사이를 세월처럼 흐르며 바람을 새길 뿐이다. 점, 점.
용띠 해 새봄에, 용띠 김학량 적음
1954년 출생
1964년 강원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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