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절로 水 절로 - 권기윤의 실경산수

2011.02.12 ▶ 2011.04.12

제주현대미술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14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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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1-02-12 1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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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윤

    형제섬 한지에 수묵담채, 28x34cm, 2010, 제주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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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윤

    장회나루와 구담봉 한지에 수묵담채, 39x94cm, 2010, 작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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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윤

    수류화개 한지에 수묵담채, 58x97cm, 2010, 작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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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윤

    수경대 한지에 수묵담채, 50x97cm, 2009, 작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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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윤

    부용대 한지에 수묵담채, 50x97cm, 2009, 안동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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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윤

    무릉 신춘 한지에 수묵담채, 58x97cm, 2009,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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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윤

    외금강 구룡폭 한지에 수묵담채(족자), 194x116cm, 2006, 작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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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윤

    분황사 석탑 한지에 백묘, 50x97cm, 2006, 작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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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윤

    동도에서 바라본 서도 (독도) 한지에 수묵담채, 44x64cm, 2005, 작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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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윤

    하선암 한지에 수묵담채, 50x97cm, 2004, 작가소장

  • Press Release

    山 절로 水 절로, 권기윤의 실경산수
    류 철 하(동양미학/미술평론)


    山 절로 水 절로 山水 절로
    권기윤은 겸재 정선이 추구했던 진경산수의 맥을 이으면서도 현대적 실경이 보여주는 미감을 확보하기 위해 전통화법의 표현을 방작하면서 실경사생을 꾸준히 전개해온 작가이다. 그러므로 권기윤의 화면에는 충실한 사생과 체험이 바탕이 된 산수체험의 깊이가 담겨 있다. 권기윤은 산수의 깊은 멋과 흥취를 화면 가득 표현하기 위해 산천의 비경을 두루 답사하면서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 산수간에 거하면서 산수 속에 노니는 화가의 몸은 유려한 산수의 정경과 운치를 만끽한다. 고즈넉하고 적막이 감도는 화면 공간에는 투명한 대기를 뚫고 나오는 청량한 감각이 온 몸을 감싸는 듯한 여운이 여실히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여운과 청량감을 화면에 드러내기 위해서 기울인 반복된 필력의 단련과 산수체험은 그의 사생에 세월의 깊이만큼 누적되어 있다. 팔할은 바람이라던 시인의 말처럼 버리고 비워야 했던 인고忍苦가 있었던 것이다. 욕심을 내는 것도 단계가 있는 것처럼 결국 의도해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경지가 그러한 감각을 드러내는 데에 이르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산수를 보는 마음이 넉넉하고 걸러서 보는 경지에 가야만 그러한 여운을 화면 속에 나타낼 수 있게 된다. 권기윤이 안동 고향으로 돌아와 가졌던 1992년 전시회 도록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자연이 곧 살아있는 고전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체험에서 나의 오랜 의혹은 비로소 풀리기 시작했다. 사람의 마음은 산천을 그대로 닮아 있고 예술은 또 그 마음을 비추어 낸다는 평범한 사실을 주목하고 보니, [예술의 현대성]이란 적어도 나한테는 쓸데없는 강박관념 내지 논리적 허구에 지나지 않았다. 현대성의 뿌리는 바로 이 영원히 새로운 [자연]에서 찾아질 수 있으리라... 현대성이란 결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아지는 것이리라...

    자연이란 대상이 곧 현대성을 찾는 살아있는 고전이라는 생각은 살아가는 것에 부대끼고 조급증에 시달리는 강박을 벗어나는 길을 자연에서 발견한다는 것을 말한다. 있는 그대로에 사로잡히고 얽매이는 바가 많은 세계에서 전에 못 듣던 소리를 듣고 못 보던 빛깔을 보게 되는 세계, 결국 발견하고 찾아내는 세계인 것이다. 이 새로운 발견에서 자연은 절로 그러한 마음의 세계를 밝힌다.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1510-1560)는 절로 그러한 마음의 세계를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산절로 수절로 산수간에 나도절로 山自然 水自然 山水間我亦自然
    이 중에 절로 자란 몸이 已矣哉自然生來人生
    늙기도 절로절로 將自然自然老


    푸른 산도 자연이고 푸른 물도 자연이고 산수 사이에 살고 있는 나도 자연이니 늙기도 자연대로 하겠다는 이 만고의 절창은 사람의 작위나 안배安排를 거치지 않고 이루어진 절로의 세계, 곧 자연의 심미적 이상을 감수한 체험의 노래이다. 이러한 심미적 체험은 빛나는 달[光風]과 비개인 달[霽月]이 나타날 때마다 누구나 감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생성하는 미감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만이 의미가 있는 세계이다. 아름다움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산수에는 지각이 없다. 인간이 산수에게 말을 걸고 인간이 산수의 대답을 인간에게 전할 뿐이다. 바로 시간의 경과와 공력의 축적에 따라 마음과 이치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 절로의 세계인 것이다. 권기윤은 바로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산수실경의 세계를 펼친다.

    이 절로의 세계가 비교적 잘 표현된 작품으로는 [무릉신춘]을 들 수 있는데 물빛에 비친 버드나무가 한적한 봄날의 정경을 느끼기에 충분하게 묘사되었고 대담한 생략과 분방한 필선의 묘사가 청신한 맛을 느끼게 한다. [아랫 배바위]는 간결한 바위표현과 성근 나무표현이 인상적이고 [산방산] [형제섬]도 선의 요약이 잘 되어 있다. [수류화개]는 수목과 바위의 대상표현을 압축하고 집중한 결과 활달한 공간과 소요의 경지가 잘 표현된 수작이 되었다.

    투명하고 푸른 빛, 공취묘경空翠妙境
    이 절로의 세계에서 그의 산수는 높고 투명하고 푸른 빛이 감도는 시공의 감각을 묘사하기 위해 필묵과 담채, 옥색의 물과 수목의 색감을 조절하고 붓의 놀림과 필치 하나하나에 감정과 운율의 고저장단을 화면에 담는다. 산수 속에 들어간 화가의 육체적 경험은 적막한 공간을 화면 가득 나타낸다. 숲과 바위, 무성한 풀숲 등 산중의 경색을 그리면서도 풍광을 가리고 비치는 사이에 탁 트이고 먼 것을 겸하여 그린다. 숲 사이 그늘과 그림자를 만들고 산 밖의 빛을 화면으로 이끌고 와 공간의 미묘한 차이와 층을 만들어 간다. 이러한 공간표현은 고요한 물의 움직임과 산의 두터운 깊이를 더욱 생기있게 만들어 주고 산과 물의 형상이 느껴질 수 있게 만든다. 고전적인 산수미를 자신의 체험 속에 발견하고 화면에 나타내는 것이다. 공(空)은 허정의 세계요 빈 마음이고 적막하고 무심한 체험의 시간을 담고 있다. 속기가 묻지 않는 고적의 시간이 맑고 투명하고 청명한 화면을 연출하는 것이다. 이 맑은 화면 속에 새로운 소리와 빛깔, 푸른 빛이 넘치는 빈곳이면서 화가의 감각을 넘어선 어떤 경계[妙境]가 추상적인 운율과 형상으로 탄생하게 된다.

    공취묘경의 정경은 [비선대]에서 바위와 나무의 소략한 표현과 공간의 정적으로, [선암계 만추]에서는 바위에 앉은 인물의 배경 위로 빈공간의 투명한 공활함이 외부의 빛을 통하여 묘사되고 있다. [초간정]은 수려한 자태를 연상케 하는 정자를 측면 바위에 배치시키고 그 옆에 제멋대로 자라서 구불거리는 나무의 대조적 묘사를 통해 전아한 기상을 돋보이게 한다.

    산은 산 물은 물 山山水水
    산은 산 물은 물이라고 했던가. 둘은 서로 다르니 억지로 우기지 말라는 것. 산은 산대로 살아가고 물은 물대로 살아가면 그만이다. 대상을 직시하는 눈이 없으면 천지자연의 대미大美를 알 수 없고 부질없는 욕망에 휩싸인다. 불가능한 일을 고집부리는 어리석은 짓, 산수를 다 그리고자 하는 미망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그것이 산수를 대하는 자세인 것이다. 초기 권기윤이 시도했던 '칼칼한 붓질'과 '자연에 대한 진실한 시선'은 산수와 풍경이 혼재된 화면, 원근과 투시가 함께 있는 화면의 전개였다. 곧 [입동날 저물녘] [안동호수의 꽃샘추위] [무실에 남은 눈]과 같은 작품이다. 과감한 구성과 골격의 괴량감, 실경과 현대풍 채색의 입체적 표현이 당시 젊은 화가의 기백을 느끼게 한다. "전통적 화법을 원용하면서 구체적인 관찰 속에서 명암, 원근, 건습, 소밀, 허실, 강약 등 조형문법적 요소를 점검해 보았다"는 화가의 말처럼 고전 산수와 당대적 현실감을 찾기 위한 질문이 이즈음의 권기윤의 작업의 시작이었다. 눈 앞에 있는 대상이 전부는 아니지만 여전히 소중하게 다루어야 할 무엇이라는 태도가 권기윤이 대하는 산수였고 실경산수의 미감을 어느 정도 확보한 현재에도 여전히 그러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개체로서의 유한한 삶이 종결이라 보지 않고 삶의 의미가 지속되고 나아지기를 바라는 열망, 혹은 전체 세계의 체계가 있다는 생각, 그런 체계 속에서의 역할이 산수를 대하는 화가의 관념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 관념의 전개에서 이즈음에 화가가 본 산과 물은 무엇일까? 산은 산이지만 전에 보았던 산이 아닌 마음의 경지가 가닿은 세계, 바로 절로의 세계에 가까울 것이라 생각한다.

    전시제목山 절로 水 절로 - 권기윤의 실경산수

    전시기간2011.02.12(토) - 2011.04.12(화)

    참여작가 권기윤

    초대일시2011-02-12 15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무료

    장소제주현대미술관 Jeju Museum of Contemporary Art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14길 35 )

    연락처064-710-7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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