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된 북어
2017.09.15 ▶ 2017.10.31
2017.09.15 ▶ 2017.10.31
이병찬
위장된 북어 디지털 프린트_76.2×50.8cm_2017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과도한 소비질량으로부터의 공간왜곡
도시는 화려한 빛들로 일대를 수놓는다. 도시에서 빛은 단순한 시야확보가 아닌 상품성을 팽창시키는 장치이다. 원색의 강한 입간판 빛들과 쇼윈도의 빛나는 조명은 공간을 주목하게 만든다. 조명으로 주목된 공간은 보이지 않는 관성으로 물질들을 끌어당긴다. 지금 생태계의 빛들은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처럼 빛이 닿는 공간 곳곳에 소비질량을 부여하여 상품성을 팽창시키고 있다. 경쟁적으로 사용되는 화려한 조명은 빛이 닿는 일대에 과도한 소비질량을 부여하고 있다. 작은 조명장치들은 무거운 질량으로 공간을 왜곡하는 왜소한 중성자별처럼 도시공간의 장면들을 뒤틀고 있다. 상권에 장식된 식물들은 원색의 조명을 받으며 상품성을 부여받고 사람들 모두 확장된 상품성의 공간에서 활보하고 있다. 상품성 팽창은 대지에 막연한 기대를 불어 넣는다. 보이지 않는 초거대 질량인 블랙홀은 주변의 물질을 흡수하고 데이터만 남긴다는 가설이 있다. 시각적 정보없이 데이터정보만 기록되는 보이지 않는 거대질량은 도시의 개발과 유사한 과정을 보여준다. 텅 빈 대지에 신도시개발은 거대한 사탕처럼 보이는 투자현수막을 배출하고, 동네는 해처리의 크립처럼 대지가 확장되어 개발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낳는다.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텅 빈 땅은 일대에 강력한 중력으로 모든 것을 끌어당겨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왜곡하는 장면을 만든다.
소비질량에서 신으로
과거부터 신이라는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대상이면서 생태계를 작동시키는 힘을 가진 존재였다. 자연계에서 비교적 약한 종인 사피엔스는 신이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의 절대적 힘을 믿음으로서, 다른 종들의 일반적인 소규모 공동체를 압도하는 규모의 집단화로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의 발달된 문명은 신의 도덕이 아닌 법치로 작동하는 공동체이기에 사실상 신의 존재이유가 사라졌다. 하지만 사피엔스의 진화과정에서 경험된 비물질적인 신은 생태계가 교체된 지금도 보이지 않는 힘을 사용하며 공동체의 시스템을 움직이고 있다. 화려하게 빛나는 광고판들 사이에 붉은 십자가가 밝게 빛난다. 신의 홍보는 상권의 입간판, 쇼윈도의 밝은 불빛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 소비사회에서 신은 소비행위의 맥락에서 벗어나지 못한 장면들로 소비되고 있다. 그래서 일신론에 입각한 집단이 다수를 이루는 사회이지만, 미국재무부는 신의 모습처럼 말 한마디로 모든 사람들의 소비작동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소비생태계에서 동종끼리의 생존경쟁을 초래하여, 기복적 사고의 애니미즘 현상을 만들었다. 과거 대지의 풍요를 위해 토지의 신을 부르는 방법의 장치였던 원색의 천들이 나무를 휘감은 모습과 대지에 울리는 만신의 방울소리는 지금 생태계에 형태가 바뀌어 등장하고 있다. 원색의 투자현수막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나무를 감싸고 있고, 상가의 사운드와 그리고 명당의 복권집은 가지각색의 현수막과 간판으로 기복적인 성황당의 이미지를 대신하고 있다.
■ 이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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