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정: 휘청거리는 오후 Unsettling Afternoon

2019.09.26 ▶ 2019.11.29

한원미술관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23 (서초동, 한원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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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9년 09월 26일 목요일 05: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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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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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윤정

    Apophenia series 1 캔버스에 검은색 라인 테이프_45×45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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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윤정

    Apophenia series 2 캔버스에 검은색 라인 테이프_45×45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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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윤정

    White noise series 1 종이에 드로잉_19×28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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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윤정

    White noise series 2 종이에 드로잉_19×28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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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윤정

    Black Hair Rapunzel 캔버스에 검은색 라인 테이프_130.3×193.9cm_2019 (renewal for 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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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윤정

    계단 밑 깊은 어둠 캔버스에 검은색 라인 테이프_116×73cm_2010

  • Press Release

    상상속을 유람하는 검은 선들

    (재)한원미술관은 매해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실험적인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진 작가들을 선정하여 전시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작가의 꾸준한 작업 활동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2019년 기획 초대전에 선정된 전윤정은 일상 속에서 낙서 같은 끄적거림의 행위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수집한다. 그는 라인 테이프, 펜 등을 활용해 월 드로잉(Wall drawing)부터 작은 작품에 이르기까지 선(線)이 중심이 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 사회, 관계 안에서 파생되는 감정에 주목하고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드로잉의 지평을 넓힌 전윤정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자 한다.

    우리는 현대사회의 구조적 모순 속에서 예민함, 과민함, 공허함, 상실감과 같은 불편한 감정을 공유하는 것에 더 익숙해진 시대에 있다. 이러한 감정의 본질은 인간의 욕망, 즉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마찰로 인해 직면하는 감정들로부터 표출되는 부정적인 욕망에서 야기된다. 전윤정은 직간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은연중 자신의 내면 안에 숨겨진 반항심과 억압된 자유를 표출하고자 ‘드로잉’이라고 하는 함축적이고 단순한 표현매체로 자신만의 해소법을 제안한다. ‘불편한 드로잉’이라 명명된 그의 작업은 복잡한 인간관계와 그 사이에서 발현되는 불편한 감정들을 검정 라인 테이프로 여러 차례 부착하거나 펜 등으로 추상적인 형상을 묘사한다. 우연과 필연이 결합한 작품들은 작가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듯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적 갈등을 드로잉으로 풀어내며 유연한 상태를 유지한다. 이렇듯, 전윤정은 자유로운 상상으로 심리를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소통의 쾌감과 시각적 판타지를 선사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휘청거리는 오후 Unsettling Afternoon》는 1976년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다가 단행본(1977)으로 출간된 박완서 작가의 소설 제목을 차용한 것으로, 세 자매의 결혼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환상과 현실 속에서 갈등하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다. 이 소설은 물질 지향적 풍속과 세태를 풍자하는 사회 비판적인 내용으로 1970년대의 사회상, 주인공, 그리고 주변 인물들을 통해 거짓된 욕망을 파헤친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1~1981)은 욕망을 생리적 욕구로부터 구분하여 언어적 차원에서 개념화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간의 욕망은 상상계를 지나 상징계 이후에 등장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영원히 충족될 수 없다고 한다. 욕망은 순수하게 나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타자에게 인정받으려 하는 것이고, 즉 타자에 의해 출현되는 인간의 욕망은 필연적으로 '소외'라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처럼, 전윤정은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고, 의식과 무의식 그 경계에 있는 표상을 시각화하기 위해‘라인 테이프'라는 이색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추상적이고 우연적으로 나타난 이미지 안에 이야기를 담는다. 0.2cm의 가느다란 라인 테이프는 감정이 팽창하는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 결정체로 연결되어 군집을 형성하며 끝없이 증식한다. 그의 내면 안에 각인된 감정들은 무의식과 상상이 더해진 이미지로 변환된다. 작가는 시각적 충동과 감정조절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화면의 전체적인 균형감과 무게감을 일궈냈다. 특히 절제된 감정을 한층 극대화하여 표현하고자 유채색을 배제하고 검은색으로 제한했다. 이러한 시도는 현대사회와 우리 내부에 공존하는 복잡하게 얽힌 감정들을 끌어내며 심리적 배열로 작가의 의도를 간접적으로 투영시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까지의 조형적 탐구를 집약한 신작을 선보인다. 그 중 〈아포페니아(Apophenia)(2019)〉시리즈는 각각 동일한 기법을 활용한 드로잉 연작이다. 아포페니아(Apophenia)는 심리학 용어로써 무질서한 현상 속에서 어떤 의미나 규칙, 관련성을 찾아내서 믿는 인간의 집요한 욕망을 뜻한다. 라인 테이프와 펜으로 조밀하게 표현된 선들은 서로 결합하여 섬세한 밀도가 축적된 검은 선의 화면을 구현한다. 라인 테이프들은 켜켜이 층을 이루며 누적되고, 비교적 두터운 표면의 질감을 형성하며 마치 의도된 상황처럼 완성된 결과물은 우연들이 모여 형태를 이룬다. 테이핑 작업으로 그려진 선들은 대상을 추상적으로 보여주는데 일조하면서도 무의식의 흐름을 타고 손이 가는 대로 캔버스 위에 끊임없이 이어진다.

    전윤정은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 시도를 통해 서로 다른 영역을 넘나들며 테크닉적인 완성도와 예술적 성취를 이루고자 다양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이와 함께 선보이는 〈블랙 헤어 라푼젤(Black Hair Rapunzel)(2019)〉은 평면 작업에 증강현실(AR)기술을 적용한 관객 참여형 작품이다. 제한된 공간을 넘어 구속받지 않는 자유를 갈망하는 작업 세계와 마주하며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여 만들어진 확장된 공간의 무한함을 제시한다. 벽에 걸린 작품을 휴대전화, 태블릿PC 화면으로 들여다보면 프레임 속에 갇혀있던 선들은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완성작이 아닌 ‘현재진행형’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상으로 살펴본 전윤정의 작품은 사회적 인간의 욕망과 허위를 비판적이면서도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불안한 감정들을 담담하게 재해석한다. 이는 불규칙적이고 즉흥적 표현이 아닌, 균일하고 이성적인 감정의 재현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존재가치에 관해 물음과 보이지 않는 감정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전윤정의 작업 세계를 다각도로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의 드로잉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무의식적 세계를 거닐며,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관계에 대한 자발적 성찰을 통해 진정한 욕망의 의미는 무엇인지 함께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재)한원미술관 큐레이터 전승용

    전시제목전윤정: 휘청거리는 오후 Unsettling Afternoon

    전시기간2019.09.26(목) - 2019.11.29(금)

    참여작가 전윤정

    초대일시2019년 09월 26일 목요일 05:00pm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매주 일·월요일 및 법정 공휴일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한원미술관 Hanwon Museum of Art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23 (서초동, 한원빌딩) )

    주최(재)한원미술관

    주관(재)한원미술관

    연락처02-588-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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