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효율과 생산성이 지배하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은 점점 더 기하학적으로 정돈된 도시의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자본적 실리와 무관한 공간은 흔히 쓸데없는 망상으로 치부되기 쉽다. 그러나 인간에게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건축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가 말하듯 인간은 자기 존재의 중심을 되찾고자 흔히 ‘동굴’이라 불리는 자신만의 공간에 들어가 지나온 시간들을 닦고 광택을 낸다. 그곳은 위안과 휴식의 자리이자 존재가 응집되는 중심이다. 기하학적 공간을 초월하는 이 내밀한 은신처는 기억과 감각을 경유하여 우리의 내면과 깊이 상호작용한다. 또한, 무한한 자유로움을 향하는 상상의 공간은 인간을 스스로의 틀에서 해방시켜 존재를 새롭게 생성하게 하고, 존재의 심층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비현실의 세계는 현실과 뒤섞이고 충돌하며, 대화하고 그것을 전복하면서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현실 너머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간다.


전시내용
본 전시는 공간적 언어를 매개로 인간과 세계를 새롭게 사유하는 동시대 작업들을 조명한다. 윤소린 작가의 연인과의 이별을 성찰하는 내밀한 공간, 한 눈먼 노년의 시인이 회상하는 유년시절의 추억이 공명하는 이은영 작가의 공간을 지나면 미술관 건축물 외부의 특성이 의복 오브제와 내부의 건축적 공간로 변환된 곽이브 작가의 공간적 상상, 미디어를 통해 실제와 가상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권아람 작가의 새로운 공간관, 디지털 시대의 신체와 감정을 조각화한 허연화 작가의 몽상적 공간을 통과하게 된다. 관람객들은 다양한 위상의 ‘가치화된 공간’들을 거닐며, 인간의 삶에 있어서 공간의 의미를 천천히 되짚고,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되는 동시대미술의 역동적인 실험성을 마주한다.


작가정보
윤소린은 개인적 경험과 사회문화적 맥락이 충돌하며 발생하는 새로운 주체성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 및 미술사 학사,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 석사를 졸업한 후 미국 스코히건 조각학교에서 수학했다. 개인전으로는 2023년 온수공간 «리빙 위드 더 트러블», 2021년 탈영역 우정국 «너를 떠나», 2015년 서교예술실험센터 «전-용 사진» 등이 있으며, Art Nou, 서울국제대안영상 예술페스티벌, 오픈박스, 서교예술실험센터, 성북미술관 등에서 그룹전에 참여했다. 2023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지원, 2022년 다원예술창작지원, 2021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등에 선정되었고, 2015년부터 현재까지 «스크리닝 프로젝트: 동시상영»의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공동 전시 기획 활동을 하고 있다.

이은영은 문학적 텍스트와 사회적 이슈, 풍경 속 기억을 드로잉과 도자 작업으로 확장하며 조형시로서의 은유적 공간을 구축한다. 프랑스 니스국립고등미술원(Vila Arson)에서 학사와 석사, 스위스 제네바 고등 미술원(HEAD) 현대도자창작실험센터(CERCCO)에서 석사 연구과정을 졸업했다. 개인전으로는 2019년 아마도 예술공간 «밤을 달여 놓아두었다», 2018년 인사미술공간 «빛으로 세운 목소리», 2016년 OCI 미술관 «멀리 있는 산이 가까이 보이면 비가 온다» 등이 있으며, 2025년 보안1942 «흙진주», 2024년 우민아트센터 «소문과 빌런의 밤», 2019년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상심의 바다» 외 유럽에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2018년 Artmia Foundation 지원 프로그램, 2017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지원사업 등에 선정되었다.

곽이브는 일상 속의 익숙한 공간을 관찰하여 재조형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24년 Hall 1 «이사24», 2017년 공간 형 «흰머리», 취미가 «면대면 시공-건축 프로젝트: 역할», 2015년 갤러리조선 «평평한 것은 동시에 생긴다» 등 개인전을 열었고, 2025년 인천아트플랫폼 «틸팅 그라운드», 2019년 송은 «제19회 송은미술대상»,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모던 로즈», 금호미술관 «금호영아티스트: 16번의 태양과 69개의 눈»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수상 및 선정 이력은 2024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2018년 인천문화재단 유망예술 다년지원, 2017년 SeMA 신진작가지원 등이 있다.

권아람은 미디어 설치 작업을 진행하며 동시대적인 시지각적 통찰과 새로운 사유 가능성에 주목한다. 건국대 디자인조형대학 광고영상디자인전공 학사 졸업 후, UCL 슬레이드 미술대학 파인아트-미디어 석사 졸업,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디자인전공 박사를 졸업했다. 개인전으로 2025년 송은 «피버 아이», 2021년 프리즈 «더 그레잇 컬렉션», 2018년 원앤제이 플러스원 «납작한 세계» 등이 있으며, 2024년 뮤지엄한미 삼청 «밤 끝으로의 여행», 2022년 서울시립미술관 «그리드 아일랜드», 2021년 성곡미술관 «일상의 전이–상상을 거닐다» 외 홍콩, 독일, 네덜란드에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2025년 제21회 송은미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허연화는 인간의 삶에 내재된 유기적인 관계성에 주목하며 조각과 평면이 결합된 설치작업을 이어왔다.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후, 2024년 갤러리 밈 «푸른 폐», 2022년 갤러리 민정 «수영의 시간》, 2021년 탈영역 우정국 «Floating people», 2020년 전시공간 «Summer squeeze»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 2025년 베를린 KORNFELD 갤러리 «Ecocycle», 2023년 송은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 2022년 페리지 갤러리 «Inter-face», 2020년 대림미술관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그 외 2017년 스페이스나인 «RE-MODELING», 2016년 오픈베타공간 반지하 «접힌 수면»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2022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트 체인지업 등에 선정되었다.

전시제목현대미술기획전 <부드럽게 걸어요, 그대 내 꿈 위를 걷고 있기에>

전시기간2025.09.17(수) - 2025.11.23(일)

참여작가 곽이브, 권아람, 윤소린, 이은영, 허연화

관람시간화~일 10:00am - 07:00pm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 10:00~20:00
입장마감 : 전시종료 1시간 전

휴관일1월1일, 설(당일), 추석(당일), 매주 월요일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장르설치, 미디어, 사진, 사운드 등

관람료성인 : 500원 / 대학생, 청소년 등 : 300원 / 7세 미만, 65세 이상 등 무료

장소대전시립미술관 DAEJEON MUSEUM OF ART (대전 서구 둔산대로 155 (만년동, 대전시립미술관) 1전시실, 2전시실)

연락처042-270-7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