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éa Belooussovitch 개인전 《SURGE》

2025.12.23 ▶ 2026.02.01

가나아트 남산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그랜드 하얏트 Lobby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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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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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벨루소비치

    Bangui, République centrafricaine, 25 juin 2025, Drawing with color pencil on wool felt , 45 x 3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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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벨루소비치

    Brazzaville, République du Congo, 20 novembre 2023, Drawing with color pencil on wool felt , 45 x 3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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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벨루소비치

    Dar es Salaam, Tanzanie, 21 mars 2021, Drawing with color pencil on wool felt , 45 x 3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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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벨루소비치

    Karbala, Iraq, 10 septembre 2019, 2025, Drawing with color pencil on wool felt, 28 x 21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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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벨루소비치

    Phnom Penh, Cambodge, 22 novembre 2010, 2025, Drawing with color pencil on wool felt, 28 x 21 cm

  • Press Release

    가나아트 남산은 프랑스 출신 작가 레아 벨루소비치(Léa Belooussovitch, b.1989)의 한국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현재 브뤼셀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벨루소비치는 뉴스나 보도 이미지 속 사회적 사건들을 재해석한 작업을 통해 유럽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 진 작가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 생테티엔 현대미술관(MAMC+), 벨기에 국립은행, 튀르키예 오메르 코치 컬렉션 등 유수의 국공립 및 사립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으며, 2018년에는 왈라니아-브뤼셀 연방의 영 탤런트 상(Young Talents Prize)을 수상하며 그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적 매체인 양모 펠트(wool felt) 위에 색연필로 작업한 신작 드로잉들을 중점적으로 선보인다.

    전시에 출품된 모든 드로잉은 도시명과 날짜로 이루어진 제목을 지니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재난이나 비극적인 사고의 시공간과 정확히 대응한다. 특히 이번 신작들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군중의 쏠림(Surge)' 현상에 주목한다. 작가는 종교, 스포츠, 축제 등 인파가 몰리는 현장에서 개인이 집단의 기세 속으로 사라지고, 1제곱미터 당 7명 이상이 모였을 때 군중이 마치 유체(fluid)처럼 통제 불능의 상태로 변모하는 불가항력적인 순간을 포착한다. 다만 작가는 이토록 긴박한 사건을 직접적으로 재현하거나 고발하지 않는다. 대신 보도사진 속 가장 취약한 순간을 포착하여 확대하고, 그 이미지가 품은 색채와 빛을 추출해 양모 펠트라는 독특한 지지체 위에 색연필로 은근하게 쌓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픽셀 단위의 선명하고 자극적인 원본 이미지를 해체한다. 작가의 수행적인 노동을 통해 펠트의 포근하고 부드러운 물성 위로 색연필 선이 수없이 겹쳐지며, 거대한 신체의 덩어리들은 소용돌이치는 연기나 부드러운 구름처럼 변모한다. 구체적인 참상은 형체를 잃고 추상적인 색채의 안개 속으로 스며든다. 이는 미디어가 쏟아내는 비극적 이미지를 차용했다는 점에서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죽음과 재난(Death and Disaster)’ 연작과 궤를 같이한다. 워홀이 해당 연작을 통해 비극의 반복적 소비와 무감각함을 차갑게 폭로했다면, 벨루소비치는 여기에 ‘양모 펠트’라는 매체가 지닌 물리적 온기를 더해 비극을 치유와 애도의 차원으로 이끌었다. 또한 그의 작업은 사회적 혼란과 역동적인 에너지를 거대한 추상으로 승화시키는 동시대 작가 줄리 머레투(Julie Mehretu), 그리고 희미한 색채를 통해 이미지의 불완전성과 진실을 묻는 뤽 튀만(Luc Tuymans)의 예술세계와 연결된다.

    이는 오늘날 범람하는 정보의 폭력성이 사건 본연의 감정과 인간애를 압도해버리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제스처다. 작가는 관람객에게 잔혹한 현실을 직면하게 하는 대신, 한 발짝 물러서서 사유할 수 있는 윤리적 거리를 제공한다. 관객은 원본 이미지와 직접 마주하지 않지만, 화면에 남겨진 색의 파동과 경계의 붕괴를 통해 역설적으로 “그날의 고통 이 어떻게 기억되는가”를 체험하게 된다. 군중 속의 비명이었을지도 모를 것은 이제 화면 위에서 미세한 속삭임이 되고, 작가는 이미지의 충격을 침묵의 경험으로 치환한다. 또한 작가가 선택한 양모 펠트 역시 단순한 바탕재가 아니다. 물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열 과 소리를 흡수하며, 수세기 동안 보온과 보호의 기능을 해온 펠트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이미지를 감싸 안는 치유적 지지체로 기능한다. 벨루소비치가 종이나 캔버스가 아닌 펠트 위에 반복적으로 색을 입히는 행위는 폭력적인 이미지가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그 고통을 덜어내는 과정, 즉 이미지의 탈-폭력화를 의미한다. 색연필의 미세한 층들 이 펠트의 섬유질 틈으로 깊숙이 침잠하며, 비극은 사라지고 오직 부드러운 색의 기운과 연민만이 화면에 남는다.

    서로 다른 나라, 다른 시간의 사건에서 출발한 레아 벨루소비치의 작품들은 "보지 않고도 보게 만드는(voir sans voir)" 힘을 지닌다. 비극의 구체적인 형상은 소거되었음에도, 그가 펼쳐낸 색의 흐름은 잔잔한 물결처럼 사건의 본질을 우리 기억 속에 선명하게 환기시킨다. 이번 전시는 특정 사건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이미지가 우리 기억에 스며드는 방식에 대한 명상이자 각자의 상처를 보듬는 치유의 공간을 마련한다. 벨루소비치는 타인의 고통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우리에게 폭력의 파편을 넘어 일종의 '화해'와 보이지 않는 진실을 감각하게 할 것이다.

    전시제목Léa Belooussovitch 개인전 《SURGE》

    전시기간2025.12.23(화) - 2026.02.01(일)

    참여작가 레아 벨루소비치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가나아트 남산 Gana Art Center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그랜드 하얏트 Lobby층)

    연락처02-6953-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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