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 · 김창열

2026.06.23 ▶ 2026.09.27

이응노미술관

대전 서구 둔산대로 135 (만년동, 대전예술의전당) 이응노미술관 2~4전시장

Homepage Map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아이콘
  • 전시 포스터

  • Press Release

    1950년대 이후 서구 미술계에서는 문자(writing), 부호(sign), 그래피즘(graphism) 등이 회화의 핵심적인 조형 언어로 부상한다. 이는 20세기 초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파울 클레(Paul Klee), 호안 미로(Joan Miró)의 작업에서 이미 예견된 흐름의 연장선에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앵포르멜(Informel)을 거치며 본격화된다. 형식과 서사보다 신체적 실천과 물질성, 직관을 중시한 앵포르멜의 흐름 속에서 회화는 의미 전달의 매체를 넘어 ‘행위의 흔적이 축적되는 장’으로 변모했다. 그 과정에서 문자 또한 더는 읽히는 언어에 머무르지 않고, 선과 획, 리듬으로 인식되는 조형적 요소로 탈바꿈한다.

    이 같은 변화는 전후 유럽 미술의 중심지였던 파리에서 집중적으로 전개되었다. 장 뒤뷔페(Jean Dubuffet)는 기호적 표식을 통해 언어 이전의 시각적 표현 가능성을 탐색했고, 조르주 마티유(Georges Mathieu)는 속도감 있는 필치를 통해 문자와 유사한 제스처를 화면에 남겼다. 피에르 술라주(Pierre Soulages)는 반복되는 선과 면을 바탕으로 문자처럼 인식되는 구조를 구성하며, 이를 순수한 조형의 문제로 환원했다. 이처럼 전후 미술에서 문자는 언어의 영역을 벗어나 제스처의 흔적성과 화면의 구조를 구성하는 조형 요소로 새롭게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지형 속에서 파리를 무대로 활동했던 이응노와 김창열은 문자를 회화의 핵심 요소로 도입하면서도 이를 다루는 방식에서는 서로 다른 전략을 보여주었다. 두 작가는 1957년 조선일보 주최 《제1회 현대작가초대미술전》에서 각각 동양화부와 서양화부로 초대되며 이름을 알렸고, 그 후 국제 무대로 활동을 확장했다. 특히 1965년 제8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서 이응노는 초기 문자추상 작품 <구성>(1960)으로 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인지도를 높였고, 김창열은 <제사>(1965)를 통해 물방울 시리즈 이전의 강렬한 회화적 실험을 선보였다. 1958년 이응노가, 1969년 김창열이 각각 파리로 건너간 이후, 두 작가는 이곳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국내 언론에 ‘재불 화가’로 종종 함께 언급되었다. 파리 화단의 한국인으로서 이들은 동양적 사유를 근간으로 특히 한자를 활용해 문자의 조형적 전환을 시도하는 한편, 그 문화적 기반을 회화적 언어로 확장했다.

    이응노는 문자를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기존 언어 체계로부터 독립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고대 문자, 상형기호, 한자 등은 그의 화면 안에서 변형되고 분절되며 ‘문자추상’이라는 독자적 영역으로 나아간다. 특히 한자를 활용한 <주역 64괘 차서도>에서는 서예의 필치가 어떻게 추상적 형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그 조형적 근거를 제시한다. 이런 탐구는 문자의 획이 지닌 역동성이 인물 군상의 움직임으로 전이되는 <군상> 연작으로 이어지며, 문자의 선(線)이 생동하는 생명력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창열의 작업에서 문자는 형상의 해체를 거쳐 화면의 질서를 수립하는 전제로 작용한다. 1980년대 중반 <해체> 시리즈에서 한자의 구조를 분해했던 실험은 이후 <회귀> 연작에서 다시 천자문을 통해 화면을 조직하는 조형 체계로 수렴된다. 화면에 반복적으로 배치된 한자와 물방울은 동일한 수행의 궤적 위에 놓이며, 작가는 천자문을 써 내려가는 과정과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를 일치시킨다. 이를 통해 문자와 물방울은 정보나 재현을 넘어 정적인 수행의 결과물로 전환되며, 문자는 언어적 의미를 벗어난 순수 조형 요소로 재정립된다. 이처럼 두 작가는 동양적 사유라는 공통의 기반 위에서 서로 다른 조형적 방향을 전개한다. 이응노가 획의 운동성과 변주를 통해 화면의 흐름을 확장했다면, 김창열은 반복과 축적을 통해 정적인 밀도와 질서를 구축했다.


    나아가 이들의 조형 실험은 캔버스를 넘어 신문지, 조각, 지도, 나무 등 다양한 매체로 확장되며 물질적 층위가 더해졌다. 기성 정보가 담긴 일상적 매체 위에 더해진 이응노의 필선과 김창열의 물방울은 ‘읽어야 하는 정보’였던 문자를 ‘감상하는 조형’으로 돌려놓으며 시각적 인식의 변화를 유도한다.

    본 전시는 파리를 무대로 활동한 두 작가가 문자를 회화의 조형 언어로 확장한 동시대적 흐름에 응답하면서도 동양적 사유를 바탕으로 이를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정립한 과정을 조망한다. 특히 한자를 매개로 한 이들의 작업은 단순한 문자 사용에 머무르지 않고, 서예적 사유와 수행의 태도를 내면화한 조형 실천으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문자를 매개로 한 회화의 의미와 가능성을 새롭게 확장하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두 작가의 발자취를 살펴본다.

    전시제목이응노 · 김창열

    전시기간2026.06.23(화) - 2026.09.27(일)

    참여작가 이응노, 김창열

    관람시간- 03월 ~ 10월 : 10:00 ~ 19:00
    - 11월 ~ 02월 : 10:00 ~ 18:00
    - 입장시간 : 관람시간 종료 30분전까지

    휴관일매주 월요일 휴관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어른 1000원
    어린이, 청소년(7~24세) 600원
    <무료조건>
    - 노인(65세 이상) 및 유아(6세 이하)
    - 장애인(1급~3급) 및 보호자
    - 고엽제휴유의증 환자증 소지자
    - 유공자(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5.18민주 유공자, 참전유공자, 특수임무유공자) 및 유종증 소지자
    - 명예시민증 소시자(배우자포함)
    - 선거 투표 참여자(투표확인증)
    - 다자녀 우대 ‘꿈나무 사랑카드’소지자 전원
    - 이응노미술관 개인, 법인 멤버십

    장소이응노미술관 UngnoLee Museum (대전 서구 둔산대로 135 (만년동, 대전예술의전당) 이응노미술관 2~4전시장)

    연락처042-611-9800

  • Artists in This Show

이응노미술관(UngnoLee Museum) Shows on Mu:umView All

  • 작품 썸네일

    이응노 · 김창열

    이응노미술관

    2026.06.23 ~ 2026.09.27

  • 작품 썸네일

    2026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연민>

    이응노미술관

    2026.04.07 ~ 2026.06.07

  • 작품 썸네일

    2026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이종수- Clay, Play, Stay》

    이응노미술관

    2026.01.16 ~ 2026.03.22

  • 작품 썸네일

    꼴라주-이응노의 파리 실험실

    이응노미술관

    2025.09.12 ~ 2025.11.23

Current Shows

  • 작품 썸네일

    양화선: 여름 단편 Collected Summers

    갤러리 담

    2026.06.05 ~ 2026.06.17

  • 작품 썸네일

    김창겸: Flower & Abstract

    갤러리 세줄

    2026.05.01 ~ 2026.06.19

  • 작품 썸네일

    조세민: Time Sampling

    갤러리 세줄

    2026.05.01 ~ 2026.06.19

  • 작품 썸네일

    이종구: 사유(Pensive) : 思惟

    갤러리 학고재

    2026.05.20 ~ 2026.06.20

  • 작품 썸네일

    국내 최초 미대생 1945-1949 《석정 한진수 교수 상수전》 石亭 韓珍洙 敎授 上壽展

    이화아트센터

    2026.06.09 ~ 2026.06.20

  • 작품 썸네일

    그것만이 내 세상- 씨킴 That Alone is My world - CI KIM

    청주시립미술관

    2026.03.20 ~ 2026.06.21

  • 작품 썸네일

    맨디 엘-사예; For Theresa

    스페이스K

    2026.03.19 ~ 2026.06.21

  • 작품 썸네일

    이길원: 스며드는 구조 Permeating Structure

    갤러리 도올

    2026.06.10 ~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