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Park Jeong-Hyun)

1982년05월28일 출생

서울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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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말

미간 사이의 눈썹은 적당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을 때 보기 좋다. 너무 가깝거나 일자로 붙어있으면 어색하고 이상해 보인다. 우리의 일상 혹은 사회에도 그런 것들이 있다. 다리미와 옷, 난로와 손, 정치와 종교, 돈과 권력 혹은 명예처럼, 머리카락과 드라이기도 마찬가지다 이 둘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때는 좋은 효과와 결과를 내고 어색해 보이지 않지만, 너무 붙어 버리면 머리가 상하거나 타버린다. 이 작품에서 머리카락들은 드라이기에 딱 붙어있어 관객이 작품에 가까워 질 때 마다 바람에 나풀거린다. 관객이 오래 머물면 머리카락이 타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작품의 모양새 자체도 아름답거나 세련되지 않다. 아마도 관객들은 이 작품을 경험하며 ‘미간’을 찌푸리지 않을까?

여기 샹들리에가 있다. 관객이 다가가면 영상 속 샹들리에는 빛을 내며 돌아가기 시작한다. 자세히 보면 평범한 샹들리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콘돔으로 만들어진 샹들리에. 본인은 낙태문제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무조건 부정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것’을 사용하면 따듯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관객이 관심을 가지고 다가서면 빛을 내며 돌아가는 샹들리에처럼 현상과 결부된 도구에 관심을 가지고 사용하면 기능하게 될 것이라는 것, 즉 이 단순한 보호장치가 파생시키는 긍정적 이미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작가노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