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원(TaeWon OH)

1973년10월23일 출생

서울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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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말

Drops of Soul

나의 물방울 속 안에는 수많은 눈물이 담겨있다.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모두 다르지만, 그 어떤 한 방울도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작업의 핵심적 소재가 되는 물은 형태를 가지는 물(물방울)과 형태를 지니지 않은 물(영혼)로 구분되며, 물방울의 표상으로 내포하는 의미들을 전달하고자 한다. 물방울은 물결이 칠 때 탄생의 순간을 경험하고 곧이어 다른 물방울이 생겨나면서 ‘시간의 개념’이 생겨난다. 모습이 같지만, 시간차를 두고 생겨나는 다른 물방울이라는 상대개념과 여기가 아닌 그 옆 물방울이라는 ‘공간개념’도 생겨난다. 또한 이들이 모여 물방울들이라는 ‘수량의 개념’도 생겨난다. 이는 들뢰즈가 제안한 주름의 시간적인 변조와 무한히 연속되어지는 물질의 주름 그 자체를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들뢰즈의 주름은 내부와 외부 공간의 상호작용과 소통을 통해 공간의 새로운 경계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작업에서 형태를 가지는 물(물방울)과 형태를 지니지 않은 물(영혼)은 들뢰즈의 주름 개념과 매우 일맥상통한다.
‘Drops of Soul’ 영상작업에서 형태를 지닌 물방울은 강렬하게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도 결코 부서지지 않고 끊임없이 생성하며, 끝내 사라지지 않는 꿋꿋한 영혼의 강인함을 드러낸다. 나의 물방울들은 이 지점에서 좀 더 주목해 볼 수 있다. 형태를 지니지 않은 물의 안과 밖의 세계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여러 겹의 삶이 보듬어 안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겹겹이 쌓인 삶의 애환과 상처들을 어루만져준다.
물의 변형된 이미지는 계속해서 반복되어진다. 반복은 시간과 공간, 현재와 미래의 의미 생성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며, 수직적으로 깊이와 관련되어 있다.
반복은 시간에 의한 복합반복으로 시·공간 차원 분리로 다양한 착시와 환영으로 드러난다. Drip-drop 시리즈는 반복과 생성으로 그러한 착시와 환영의 공간을 실현한다.

나의 작업은 조형, 설치, 영상, 평면 등, 복합매체 매칭을 통해 형상화된 물방울의 본질을 드러내고자하며, 영혼이 담겨있는 수많은 물방울들을 이야기한다.
어쩌면 우리 몸은 하나하나의 영혼이 담긴 물방울을 담은 그릇일지도 모른다. 가시적 형태가 없는 영혼을 드러내는 하나의 주체로서의 물방울 말이다. 물방울은 여러 형태와 형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그 본질적 의미 뿐 아니라 세계를 보듬어 안아 위로하고 다독이는 영혼의 물방울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