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Park Seo-Bo)

1931년 경상북도 예천 출생

서울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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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말

한국의 ‘살아 있는 현대미술’이라 칭해지는 박서보는 말 그대로 한국 현대미술이 걸어 온 60년의 세월을 그의 작업 속에 오롯이 담고 있다. 193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출생한 박서보는 1955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로 대변되는 관전 아카데미즘이 화단의 주류를 점하던 시절, 전쟁을 겪은 인간의 고뇌를 반영한 앵포르멜 운동의 기치를 내세우며 <원형질(原形質)>시리즈를 선보임으로써 화단의 이단아로 등장한다. 이후, 60년대 중반에는 도시화와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한국의 오방색과 기하추상을 결합한 <유전질(遺伝質)> 시리즈를 시도하는가 하면, 텅빈 인간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고발한 <허상(虛像)> 시리즈를 발표하고, 1970년대에 이르면 동양적 자연관과 예술관을 반영한 <묘법(描法)> 시리즈를 선보인다. <묘법> 시리즈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자기를 비워내는 동양의 무위자연 이념을 작업에 담은 것으로 초기의 그것이 연필이나 철필로 선과 획을 반복적으로 긋는 행위에 기초하였다면, 한지를 적극적으로 작업에 끌어들인 1980년대 이후의 작업에서는 종이 스스로 드러날 수 있도록 무한히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바탕과 그리기가 하나로 통합된 세계를 보여준다.

이처럼 <묘법> 시리즈를 통해 한국적 모더니즘을 구현한 박서보는 한국미술의 발전을 위해 《앙데팡당》, 《현대미술제》, 《에꼴 드 서울》 등을 통해 신인 발굴, 현대미술의 중앙집권화 탈피, 현대미술의 선양을 위한 미술계 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단색화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측면에서 살필 때, 박서보는 우리나라 미술계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자이자, 기획자이며,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세계화와 동시대화를 위해 노력한 대표적 작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