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Yi Youn-Sung)

서울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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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말

현상이나 경험으로부터 인식된 것들의 본질, 원리, 속성, 관계 등을 은유적으로 형상화한다. 한 가지 주제에 천착하기 보다는 환경의 변화나 시간의 흐름에 반응하게 되는 자아를 면밀히 관찰하고 문제의 본질과 보편성을 고찰하여 시각화한다. 자아는 시간 속에서 세상과 타자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변화무쌍한 심리와 감정을 경험하는 존재이다. 그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나의 그림은 생물처럼 조용히 변화하고 성장한다. 나의 작업은 순간의 진실성을 담아내면서도 연속적인 흐름을 가지는 시간의 기록 이자 내면의 풍경화이다.

<Anti-grid>series는 반복적이고 관성적인 일상에 대한 불편하고도 비정상적인 감정의 반응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리드를 일련의 의식체계와 영역으로 상정하고 규칙을 깨는 제스처를 통해 억압된 무의식의 흐름과 저항 심리를 표출한다. 후에 기계, 건축 구조 등 을 차용하여 선의 체계를 해체, 파괴, 분열시킨다. 이는 고정적이고 구조적인 것에 대한 저항, 하지만 그 안에서의 한계, 내적갈등이 표출된 것이다. <The gesture of the polyhedron>series는 이전의 고정된 형식과 관념에 대한 유연성과 변화를 찾았던 작업으로 다층적인 구조, 분열적인 선의 흐름 등이 이성적으로 정제되면서 단순화, 조직화 된다. 다면체는 기하학의 엄격한 구축논리로부터 독립하여 자율적인 형태로 자라나기도하고 의도적인 제스처를 취해 고정된 관념을 환기시킨다. <Progress>series는 다면체의 가변적인 체계로 사고의 추이를 기록한 것으로 타자의 추측과 상상이 개입되어 완성될 수 있게끔 과정의 여백을 두었다. 형식의 연결성을 생략 또는 분할하거나, 변화양상을 집약적으로 전개시켜 보여줌으로써 관객에 의해 다의적으로 해석 될 수 있게끔 의도하였다.

본인과 본인의 작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고 소멸했다 다시금 약동한다. 감정의 구습이나 사고의 습관적인 활성화로부터 벗어나 흐르는 시간 속에서 매순간 새롭게 반응하고 싶다. 우리는 세상과 타자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의 풍요로운 화음과 불협화음, 그 갈등과 모순 속에서 삶의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