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술관 10주년 특별 기획전<4惟공간-아주 가까운 풍경>

2010.10.01 ▶ 2010.11.27

신미술관

충북 청주시 서원구 호국로97번길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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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0-10-02 1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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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철주

    신 몽유도원도1 캔바스 위에 먹 아크릴릭, 130×388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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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봉상

    Cath20091001 나무 위에 못과 아크릴릭, 130×130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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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봉상

    P20091030 나무 위에 못과 아크릴릭, 80×200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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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철주

    자연의 기억1 캔바스 위에 먹 아크릴릭, 194×259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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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득

    흔들림, 문득-공간을 만지다 각 78개의 종이뭉치 부착, 91×201cm, 2010,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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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득

    흔들림, 문득-공간을 만지다. 각 78개의 종이뭉치 부착, 91×201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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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득

    상자 속의 종이죽 뭉치 합판조립, 23×23×23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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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근택

    분수 종이에 수묵채색, 176×180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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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근택

    길 종이에 수묵채색, 210×132cm, 2000

  • Press Release

    감각적 사유의 흔적을 따라서 떠나는 상상여행 - (4惟 공간-아주 가까운 풍경)
    김백균/중앙대 예술대학 교수

    예술은 생산 활동에 꼭 필요한 일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 예술은 전혀 쓸모없는 것들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그 쓸모없음 때문에 예술은 쓸모가 있다. 예술은 학문이나 종교처럼 존재의 근원에 대해 물음을 던짐으로써 우리의 삶을 근본의 자리에서 반성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만 예술이 학문이나 종교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근원에 다가서는 그 사유의 방식에 기인한다. 학문이 개념이나 논리를 통해 세계를 차이와 구분으로 분석하여 이해하고 그 근원적 지점에 도달하고자 하는 시도라면, 종교는 믿음으로 절대적 존재를 체험하게 한다. 예술은 감각을 통하여 이미지를 생성하고 사물의 유사성을 통하여 세계의 본질적 의미를 직관으로 파악하게 해준다. 따라서 예술이란 몸으로 체화된 구체적 감각을 통해 드러난다. 감각을 통해 파악된 세계 역시 결국은 우리 뇌의 작용에 의한 것이므로 사유의 영역 안에 있다. 다만 논리적 사유가 아니라 감각적 사유임이 다르고, 세계를 분석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유사성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신미술관이 기획한 <4惟 공간-아주 가까운 풍경>전은 오늘날 우리 화단에서 자신의 예술적 사유체계를 지니고 동시대의 의식을 형상화하고 있는 김호득, 석철주, 유근택, 유봉상 4인의 감각적 사유의 길을 따라 우리가 평소 의식하지 못한 삶의 한 부분을 우리 개개인의 감각적 의식의 확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고안된 전시이다. 이들 4인은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는 항시 우리 곁에 있되 볼 수 없었던 영역에 관한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체화하여 새로운 형식으로 보여준다. 이제 감각으로 가득 찬 그들의 은밀한 사유를 따라 가보자.

    김호득의 작업은 공간에 대한 탐색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공간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공간은 시간과 함께 한다. 공간은 시간의 추이에 따라 끝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이 둘은 분리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간을 느끼는 것도 공간과 함께 하며, 공간을 느끼는 것도 시간과 함께 한다. 그러나 한 순간 공간이 순수하게 공간만으로 혹은 철저하게 시간만으로 느껴지는 때가 있다. 그 순간은 찰나가 영원과 만나는 지점이고, 주체인 ‘나’가 객체인 ‘세계’와 하나 되는 지점이다. 김호득은 ‘문득’, ‘그냥’, ‘그대로’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말이 떠오르는 순간 우리의 의식이 정화되기 때문이고, 우리의 의식이 정화되는 순간 우리는 찰나가 영원과 만나는 그 공간에 진입할 수 있다. 그 공간은 의식의 자유가 펼쳐지는 곳이다. 어떠한 것도 우리의 사유를 방해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의식은 무한히 하나의 방향을 향해 내달린다.

    우리의 의식이 정화된다는 것은 공리적 사유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어떠한 목적에 대한 열정이 제거되었을 때, 우리의 의식은 순수한 심미적 세계로 들어간다. 그 순간이 ‘문득’, ‘그냥’, ‘그대로’의 세계이다. 문득, 순간이 영원이 되는 멈짓의 찰나에 무거운 공간도 가벼워 보이고 만물은 중력의 법칙을 벗어난다. 김호득이 말하려는 세계가 바로 이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혹자는 동양화론의 ‘기운생동’이나 골법, 필력을 드러낸다고 말하지만, 김호득이 몸으로 체득한 감각적 사유란 그런 관념의 세계가 아닐 것이다. 물론 그곳에서 ‘운(韻)’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필력이나 골법에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감각적 사유가 형식화 되는 그 지점에서 느껴지는 의미의 파장일 것이다. (상자 속 종이죽뭉치)들은 바로 그 찰나의 순간들이다. (종이죽뭉치)들이 검게 부유하는 공간은 알 수 없는 세계의 상징이다. 이 지점이 바로 김호득이 사용하는 표현의 장치 중 관념이 드러나는 부분인데, 그의 작업에서 유일하게 받아들인 전통적 세계관이다. 그는 먹을 모든 색채가 내포된 관념의 색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다른 색채가 쓰이지 않고 있다. 먹은 ‘묵구오채(墨具五彩)’라는 전통적 색채관에 기인한 모든 색을 함유한 색으로써 ‘검정’이다. 우주의 본질은 명확하지만 그 구체적 모습은 형상으로 잡아낼 수 없다는 측면에서 ‘검음’인 것이다.

    유근택은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몸의 감각차원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세상의 시작)이나 (자라는 실내, 분수) 모두 오늘날 이단의 철학으로 시작하여 이미 정통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들뢰즈의 사유를 언뜻언뜻 보여준다. 그것은 들뢰즈가 이야기하는 ‘기관 없는 신체’나, ‘추상기계’, 혹은 ‘리좀’으로 대표되는 개념의 생성을 감각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이러한 의식을 ‘만유(萬有)’라고 상정하는 것 같고, 의식에 의해 끝없이 생성되는 느낌이 세계라고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그의 화면에는 의식의 상상이 만들어내는 형상이 끝없이 펼쳐진다. 침대, 나무, 의자, 자동차, 화장대, 비행기 등 온갖 일상의 대상에 대한 이미지들이 하나의 운동성을 가지고 등장한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어떠한 연상의 가능성만 있다면 어디에서 불거져 나오더라도 상관없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과 세계와의 낯선 조우 속에서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상상의 이미지들이 그의 그림이 된다. 그는 우주란 이렇게 어떠한 정해진 법칙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우연한 만남들이 사건을 만들어가면서 벌어지는 파노라마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세계가 연역과 귀납으로 이해된다는 세계관을 부정하는 것이다. 결과를 놓고서 원인을 유추해가든, 원인을 상정하고 결과를 해석하든 즉 연역이나 귀납이 모두 같은 하나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연역의 부정이 근대를 낳았다면 연역과 귀납의 동시부정은 동시대 정신과 통한다.

    유봉상은 작업의 발상이 매우 감각적이다. 그의 작품은 몇 만개의 스테인리스 못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의 작업은 본인이 경험한 풍경들 중 일부를 출력해서 합판에 붙이고 그 위에 못을 박고 안료를 뿌린 다음, 그라인더로 갈아낸다. 바로 이 금속의 못이 갈리면서 만들어 내는 빛의 산란이 그의 작업의 핵심이다.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컷팅에서 결정되듯 그의 작업이 보여주는 감각의 절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유봉상은 이러한 방법으로 풍경의 찰나를 기록한다. 자연에서 느껴졌던 순간적인 빛의 산란 그것을 못의 머리로 잡아내는 것이다. “못을 사용해서 걸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그 못으로 빛을 걸어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흔치 않다”는 앙리 프랑스와 드바이유의 언급처럼 그는 빛을 통해 사물의 인상을 포착하려 한다. 순간과 영원이 만나는 지점에서 모더니티를 말할 수 있다면, 유봉상의 작업에서는 그 모더니티가 잘 묻어난다. 못에 걸린 빛의 황홀은 우리를 순간에서 영원으로 인도한다. 반짝이는 그 순간이란 바로 다른 모든 존재가 지워진 영원이기 때문이다. 영원은 언제나 순간적인 것에 존재한다. 바로 이 순간과 영원의 체험은 삶과 죽음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뒤집어 사유하게 한다. 우리의 삶이 가치가 있는 것은 죽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죽음이 전제되어야만 삶이 더 부각된다. 삶에 대해 열정과 거리두기가 모두 가능해지는 것은 순간이 영원과 만나기 때문이다. 이들 중견 작가 4인의 감각적 사유는 모두 근대의 공간적 의식 속에 침잠해 들어가서 바로 지금 여기의 문제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동시대적 시대정신을 그들만의 형식으로 그리고 끈끈한 몸의 향연으로, 우리를 새로운 상상과 의식전도의 세계로 이끈다. 의식이 전도 되는 세계는 언제나 새로움의 세계이고 죽음과 삶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선입견의 세계가 죽어야 새로운 세계가 살아난다. 이들이 보여주는 세계는 바로 굳은 의식을 도려내는 굳은 의식에 끝임 없이 종말을 선포하는, 그래서 역설적으로 삶의 세계가 명확해 지는 지점이다.

    석철주의 작업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그 작업의 핵심은 ‘유희’에 있다. 유희에는 유희의 대상이 있고 유희의 방식이 있다. 유희는 또 무목적성이라는 조건을 필요로 한다. 석철주 작업에 대한 평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한국적 소재 탐색이라거나 친근한 자연의 이미지에서 새로운 조형적 귀착점을 발견했다거나 대범한 형태 변용, 다채로운 색채, 다양한 혼합 매체의 개발, 문인화 다시 읽기, 전통 문인화의 극복과 동양 회화의 근원으로의 회귀라는 두 가지 반작용 같은 수사지만, 이러한 수사가 그의 작업을 읽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보는 시각에서 그의 작업을 보면 그는 동양적 그림의 소재를 가지고 ‘유희’를 즐기고 있다. 이것은 마치 서구미술에서 아카데미의 중요한 역할중의 하나가 자연의 재현이었지만, 그 자연에 대한 모방의 습득과정이 자연에 대한 직접적 묘사가 아니라 재현된 자연의 모방 즉 관념화된 자연이었다는 것과 같다. 즉 자연의 해석에 대한 묘사였고 그 구체적 실천은 자연을 직접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상이 잘 구현되었다고 믿어지는 앞선 미술작품에 나타난 자연을 묘사한 것처럼, 나아가 근대미술의 자각이 자연에 대한 자연을 다시 재해석하는 추상 양식으로 나타난 것처럼 석철주의 작업도 기존 동양회화 형식에 대한 재해석을 통하여 예술적 유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업은 문인화도 아니고 전통적 동양 회화의 근원으로 회귀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는 동양회화의 형식을 가지고 놀이의 차원에서 놀고 있는 것이다. 동양회화의 형식을 가지고 논다는 측면에서 그의 예술을 동양적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그의 예술은 근대의 소산인 예술의 법칙 안에 있다. 바로 이 점에서 그의 예술은 동시대(contemporary)적이다.

    전시제목신미술관 10주년 특별 기획전<4惟공간-아주 가까운 풍경>

    전시기간2010.10.01(금) - 2010.11.27(토)

    참여작가 김호득, 석철주, 유근택, 유봉상

    초대일시2010-10-02 17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일,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조각

    관람료무료

    장소신미술관 Shin Museum of Art (충북 청주시 서원구 호국로97번길 30 )

    연락처043-264-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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