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옥
솟아나는.. 장지위에 분채, 132x195cm, 2010
김정옥
심장의 기억 장지위에 분채, 132x195cm, 2010
김정옥
얼굴 장지위에 분채, 165x130cm, 2010
김정옥
오후의 기억 장지위에 분채, 162x130cm, 2010
나는 사람과 관계하는 모든 것이 어떤 점에서 사람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은 거시적(巨視的)으로 보거나 미시적(微視的)으로 보면 그 모습이 인체와 닮은 것이 많다. 그 동안의 나의 작업의 시각은 인체를 통해 자연의 오브제(objet)를 연상하는 투사(投射)방식이었다. 즉 이 양자의 형태적ㆍ내적 유사성을 찾는 데서 출발하여 인간 존재의 본질을 되묻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인체가 연상의 출발점이 된 것은, 나의 알레르기 체질로 인한 몸에 대한 무의식의 반응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보다 주된 동기는 우연히 리얼한 해부학 사진을 접하고서부터였다. 자연 풍경을 닮은 몸속은 나로 하여금 존재의 생장(生長)과 소멸(消滅)이라는 자연의 질서를 생각하게 하였고, 해부된 인체의 응시를 통해 그동안 관심을 가져왔던 ‘대상을 보는 시각’에 관한 문제가 보다 명확해졌다.
인체와 자연의 닮은 점을 찾아 가면서 그 속성 또한 유한(有限)하다는 면과 ‘솟아나는 욕망’면에서 닮았음을 알게 되었다. 나의 작업에서, 식물은 인체와 자연을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인체에서의 핏줄처럼 식물도 영양분을 전달하면서 끝없이 생장하고자 한다. 나는 해부된 몸속의 각 기관(器官)을 하나의 사물(事物)로 간주하여 자연물과 연결해 표현함으로써 인체와 자연의 모호한 경계를 형상화하고, 그 안에 내재된 유한한 삶과 식물의 생장 욕구같은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려했다. 특히 측백나무과 식물은, 동 서양에서 죽음과 관련 있는 나무로 전해진다. 그림 속 측백나무는 죽음의 상징으로, 모든 욕망의 촉수가 결국 죽음의 공간을 향한 생장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측백나무의 녹색과, 나뭇가지처럼 솟아오르는 핏줄의 붉은색을 통해 자연 안에 내제된 인간의 유한함을,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인간의 욕망과 생의 의지를 나타내고자 했다.
자연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러나 인간의 경험은 매우 개별적이고 주관적이다. 사실 몸으로부터 자연을 바라보고자 했던 시각은 식물의 잎맥과 나뭇가지를 보고 인체의 뻗어가는 힘줄을 연상하면서부터였다. 이러한 작은 발견은 나로 하여금 소소한 주변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 원동력이자 상상의 원천이 되었고, 더 나아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문제를 되묻게 했다.그러나 나에게 몸과 자연 안에 내제된 다양한 생명의 속성가운데 과연 무엇으로 인간의 본질을 규정지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나의 작업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영원한 구도(求道)의 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몸을 통해 자연과 세계를 이해한 다음 다시 내게로 돌아오는 반복된 여정은, 내가 관계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영원한 나의 성찰이자 내 몸의 기억에 대한 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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