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ion of Sculpture: 'Infinity Space'

2017.07.07 ▶ 2017.08.29

키미아트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47 (평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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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익훈

    Space C Steel, Variable Installatio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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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익훈

    Space no.16 Stainless Steel, LED, 320×320×320m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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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익훈

    무한공간 #1 Pen on Papper, 190×290m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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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익훈

    무한공간 2 Pen on Papper, 210×297 m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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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익훈

    비누방울 부는 소녀 Steel, LED, Urethane Paint, 45×56×65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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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익훈

    어느 노년의 오후 Steel, LED, Urethane Paint, 48×60×67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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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익훈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아이 Steel, LED, Urethane Paint, 35×58×63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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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익훈

    하트풍선을 든 아이 Steel, LED, Urethane Paint, 32×50×60cm, 2017

  • Press Release

    실재의 꼴, 조각의 미래
    동판이나 스테인리스스틸 판을 자잘하게 자른 다음 접다시피 구부리면 도르르 말린 낙엽처럼도 보이고, 표면에 흰색을 입히면 뼛조각처럼도 보이고, 집적된 형태를 멀리서 보면 물방울처럼도 보인다. 작가는 이렇게 만든 철물들을 단위구조 삼아 용접으로 덧붙여나가는 방법으로 전체적인 형상을 만든다. 반복과 증식이 만든 형상이랄 수 있겠고, 부분과 전체의 유기적인 관계가 만든 조각이랄 수 있겠다. 처음에 전체 형상은 정형의 평면이었다. 원이나 사각형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기하학적 포맷을 따른 것이었다. 비록 정형이라고는 하나, 똑같은 단위구조의 세포들이 전체 형상을 일궈내고 있어서, 그리고 경우에 따라선 세포들의 집적이 일정한 방향성을 띄고 있어서 마치 조형의 내부로부터 미묘한 파동이나 움직임이 이는 것 같은 시각적이고 광학적인 일루전을 자아낸다. 그리고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정형의 입체를 만들었다. 주로 구와 같은 원형의 형태를 한 조형물들은 세포와 같은 단위구조를 집적해 만든 것인 만큼 속이 비어있고, 보기에 따라선 집적된 뼈의 단면처럼도 보이고 추상적인 빗살문양처럼도 보이는, 표면에 구멍이 숭숭 뚫린, 분방한 드로잉을 연상시키는 표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작가는 자신의 조각에 빛을 도입했다. 구 형태의 조형물 안에 조명을 장착한 것인데, 숭숭 뚫린 구멍 사이로 빛이 새어나와 벽면이며 공간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는 판타지를 연출해보였다. 그렇게 조각의 영역이며 범주를 공간설치로까지 확장시켰다. 그리고 그렇게 조각에 낮과 밤이 도래했다. 조각은 낮과 밤이 다르다. 조명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판이하다. 작가의 조각으로 하여금 이처럼 낮과 밤을 판이하게 만들어준 것은 바로 빛이었고 그림자였다. 빛의 도입이 작가의 조각에 전기를 마련해준 것이다. 그러나 그 전기가 본격화하기 위해선 좀 더 다른, 좀 더 섬세한 무엇인가와의 접속을 기다려야 했다.

    작가의 조각에서 전기와 관련해 보다 흥미로운 경우로는 정형보다는 비정형조각 쪽이다. 똑 같은 단위구조를 모듈 삼아 반복해서 증식해나가는 과정이나 방법은 매 한가지이지만, 이 단위구조들이 모여 일궈내는 전체 형상이 다르다. 정형의 경우엔 원이나 사각형 그리고 구와 같은 기하학적 포맷을 따르고 있어서 그 정형화된 형식을 대번에 알아 볼 수 있지만, 비정형의 경우엔 도대체 뭘 겨냥한 건지 아님 알만한 모델을 전제하고 있는지가 오리무중이다. 그저 머리를 비운 채 다만 노동에 충실할 뿐인, 그런 추상조각처럼 보인다. 반복과 증식, 부분과 전체와의 유기적인 관계, 그리고 물성과 구조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난 소위 모더니즘 패러다임을 충실하게 따른, 그런 추상조각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단위구조들이 세포를 이루고 있어서, 그리고 더욱이 세포들의 집적이 일정한 방향성을 견지하고 있어서 어떤 움직임이 감지되고 일말의 재현적인 형상이 연상된다. 이를테면 미래파 조각에서의 동시성의 표현에서처럼 이행중인 형태를 연상시키고, 바람에 펄럭이는 옷자락을 연상시키고, 한 방향으로 감기면서 휘도는 회오리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특히 살바도르 달리의 해체되고 있는 사물을 연상시킨다. 그림이든 조각이든 그리고 정형이든 비정형이든 대개 어떤 형태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전개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처럼 해체되고 있는 사물은 이런 전형적인 경우와는 배리되고 역류되는 경우로서 조형에 대한 태도며 입장을 심각하게 재고하게 만든다(달리 외에도 입체파 그림에서 이런 해체되는 사물대상의 경우를 엿볼 수가 있는데, 전체 형상을 자잘한 조각들로 분화시켜놓고 있는 것이 작가의 조각과도 통한다).

    이런 재고는 작가의 조각이 단위구조들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어서 가능해진 착상이며 지점이라고 생각된다. 하기에 따라서 형태의 구축을 향할 수도 그리고 형태의 해체를 향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런, 해체를 지향하는 조각 아님 조형에 대해선 차후로도 좀 더 심화시켜나갈 수 있는 대목이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이런 예의 연상이 가능한 것은 작가의 조각이 갖는 회화적인 성질과도 무관하지가 않다. 작가의 조각은 말하자면 조각이면서 동시에 회화적이다. 회화적인 조각이라고나 할까. 평면과 입체, 조각과 회화적 일루전, 나아가 실재와 이미지, 실체와 반영 혹은 그림자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허무는 소위 탈경계의 인식이 작가의 조각 밑바닥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것.

    그렇게 작가의 조각은 조각에 빛을 끌어들이는 식의 소위 빛 조각을 경유해, 조각에 그림자를 끌어들이는 그림자 조각 쪽으로 이행한다. 빛이 어떤 물질 내지는 물체(작가의 경우에는 조형)를 매개로 반영을 만들고 그림자를 만들어주는 원인이라고 생각하면, 이런 이행, 이를테면 빛 조각으로부터 그림자 조각 쪽으로의 이행은 자연스럽다. 무슨 말이냐면, 작가의 비정형 조각 자체는 추상조각이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에 조명을 장착하면, 조형물 그대로의 실루엣이 벽면이며 공간에 투사된다. 조형물의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조형물의 전면에서 벽 쪽으로 조명을 쏘이면 그림자가 생기는데, 동원된 광원 수만큼의 그림자를 만들 수도 있고, 여기에 조명의 강도며 각도 여하에 따라서 그림자를 원하는 형태로 왜곡시킬 수도 있다. 무슨 말인가. 비록 그림자이지만 가변적인 형태를 실현할 수 있고, 그림자인 탓에 그림자다운 허상에 걸 맞는 비결정적인 형태를 실현할 수가 있다. 허상에 정해진 형식이며 결정적인 형태가 따로 있을 리가 없다. 사람을 미혹시키는 이미지가 허상이며(이미지란 원래 귀신이며 허깨비를 의미하는 말에서 유래했다), 이런 허상 자체는 이미지가 존재하는 방식과 관련한 허다한, 어쩌면 지금도 여전히 잠자고 있을 가능성의 지평을 열어놓고 있다. 여하튼, 전통적으로 조각은 추상이든 구상이든 할 것 없이 고정된 한 순간의 포착을 의미했다. 그런데 이처럼 가변적이고 비결정적인 형태며 더욱이 그 실체가 희박한 형태를 실현하고 있는 그림자 조각은 이번에는 모더니즘 패러다임을 심각하게 재고하게 만든다. 추상조각 자체를 통해 모더니즘 패러다임을 실현하면서, 동시에 그림자 조각을 통해 모더니즘 패러다임을 반성하게 한다. 변증법으로 치자면 하나의 조형 속에 정과 반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추상조각과 그림자조각이 한 공간에서 같이 제시되는 것을 통해 합에 이른 상태를 예시해준다. 작가의 작업은 이처럼 조각의 개념에 대한 논평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메타조각을 실현하고 있고, 여기에 조각의 개념을 일종의 변증법적 알레고리로, 이를테면 실재와 일루전, 실상과 허상의 관계라고 하는 보편적인 문제의식으로까지 확장 심화시켜놓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엔 그림자가 만들어놓고 있는 형태며 그 의미를 보자. 보통 조명으로 치자면, 그림자를 없애고 조형물 자체를 오롯이 드러나게 하기 위해, 그리고 때론 조형물에 어떤 극적인 대비효과나 은근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한마디로 조형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일종의 연출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쓰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작가는 거꾸로 그림자를 만들기 위해 조명을 동원한다. 더욱이 그렇게 드러나 보인 그림자의 실상이 알만한 구상적인 형태를 띠고 있어서 정작 그림자의 원인에 해당하는 추상조각과는 배리되고 배치된다.

    이를테면 고대 그리스 신화를 다룬 전작에서의 페르세포네의 납치, 아폴론과 다프네, 피그말리온, 밀로의 비너스, 아프로디테의 탄생, 큐피드, 승리의 여신 니케,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 그리고 나비와 같은. 그리고 대중문화를 테마로 한 근작에서의 팝아트의 아이콘 앤디 워홀,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 대중문화의 아이콘 마릴린 몬로와 같은. 이 테마며 소재들 가운데 특히 나비는 현실과 꿈, 현실과 비현실의 미묘한 경계를 다룬 장자몽을 암시하고 있고, 그 암시는 추상적 형태와 구상적 형태가 실재감을 놓고 다투는 작가의 작업과도 통하는 점이 있어서 작가의 작업을 상징적으로 대변해주는 경우로 볼만 하다. 여하튼 이처럼 작가의 작업에서 정작 감각적 실재의 흔들릴 수 없는 근거가 되고 있는 질료 부분은 추상으로 드러나고, 그 실체감이 희박한 의심스러운 일루전 부분은 감각적 실재를 닮았다. 감각적 실재를 모방하는 그림자? 구상은 추상의 미래? 추상이 그 속에 숨겨놓고 있는 구상? 추상적 형태가 잉태하고 있는 형상? 이렇듯 작가의 작업은 감각적 실재와 일루전, 질료와 이미지, 실재와 허상과의 관계와 관련한 선입견을 재고하게 만든다. 그 차이며 경계는 선입견에서처럼 그렇게 분명하지가 않을 수도 있다. 나아가 그 관계는 아예 가역적일지도 모른다. 무엇이 실재인가. 아님 최소한 실재에 가까운가. 추상조각인가 아님 추상조각이 만들어준 그림자조각인가. 물질로 치자면 추상조각이 실재에 가깝고, 알만한 감각적 형상으로 치자면 그림자조각이 실재에 가깝다. 여기에 추상조각이 모더니즘을 실현한다면, 그렇다면 그림자조각은 무엇을 실현하는가. 무엇을 예시해주는가. 그렇게 작가의 작업은 실재의 꼴을 더듬게 만들고, 조각의 미래를 더듬게 만든다. ■ 고충환

    2017년 7월 7일부터 8월29일까지 키미아트에서는 엄익훈 작가의 개인전 Illusion of Sculpture: 'Infinity Space' 전을 진행한다. 엄익훈 작가의 작품의 서사구조는 단순히 단일 조형작품으로 종결되지 않는다. 현실에 이미 존재하는 빛과 그림자를 보다 드라마틱하게 장치하여 실체와 허상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Space' 시리즈는 단일 형상이 패턴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스테인레스 조형물 안에 LED조명을 넣은 작품이다. 정형의 입체 사이로 새어나온 빛에 의해 투영된 그림자는 무한히 증식하는 우주의 형상을 벽면에 만들어 낸다. 또 다른 작품들은 추상조각 같은 조형물에 빛을 투사시킨다. 치밀하게 계산된 빛과 물체간의 거리, 공간을 지나 펼쳐진 그림자는 비로소 그 형태를 드러내며 조각의 내러티브와 연결되며 긴밀하게 관계한다. 이번 전시는 빛, 형태, 그림자를 통해 질료와 이미지, 실재와 허상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을 재고하게 하는 한편, 방법론에 있어서 조소, 조형, 조각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조각 그 이후에 대한 답론을 가능케 할 것이다. ■

    전시제목Illusion of Sculpture: 'Infinity Space'

    전시기간2017.07.07(금) - 2017.08.29(화)

    참여작가 엄익훈

    관람시간10:30am - 11:00pm

    휴관일없음

    장르조각

    관람료무료

    장소키미아트 KIMIART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47 (평창동) )

    연락처02.394.6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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