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빛 나는 그늘 Shining Shade

2024.04.12 ▶ 2024.04.28

갤러리 도올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 (팔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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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수

    Still-life in Landscapes, Piece of the Memory oil on paper, 60x48cm,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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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수

    Still-life in Landscapes, Two Sunflowers oil on paper, 60x48cm,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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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수

    Still-life in landscapes_Echo of the monologue(풍경 속 정물화_독백의 울림) etching on

  • Press Release

    박지수가 그린 풍경에서 밝음과 어두움은 자연스레 나타난다. 서로 상충되기보다 어울려 흡수되는 양상으로 이내 색과 어울려 어떤 분위기를 자아낸다. 재현의 풍경이지만 상상의 영역에서 일상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분법적인 구별이 공존의 요소로 드러나면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반복이 화면에 쌓여 공간을 이룬다. 조금씩 다르게 변화되는 형상과 색이 어울려 만든 공간은 확연할 것 같지만 경계가 불분명해진다. 자연이라는 자체가 주는 명확함이 있지만 순환의 구조로 본다면 일어남은 다 알지 못하는 것이다. 작가의 풍경은 그러한 성격을 잘 받아들여 화면에 안착시킨다. 규범적 시선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끄집어내려는 성격에서 어울리다가도 이내 어울리지 못하는 요소로 화면 중심에서 다르게 표현된다. 작품 새빨간, 진심 또는 풍경 속의 정물 시리즈로 기울어진 생은 내면이 좀 더 표출되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평면 안은 싱그럽다기보다 거칠게 삶을 살다 간 생명을 다해 가는 시들어버림을 전제로 한다. 보이는 건 살아감에 집중되어 어두운 색감이 주를 이룬다. 안개처럼 표현되는 희뿌연 색이 공간을 장악할 때 전달되는 내용이 풍경으로 드러난다. 채움과 비움으로 색은 유화와 전통적 재료가 만나면서 모호함이 더해진다. 어떠한 장면은 검은색이 주를 이루어 보다 자유로운 형태 구사로 알 수 없음에 다가선다.

    은유의 공간으로 그 자신도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로서 이입되어 불분명해지는 것들을 붙들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공존의 구별 안에 색을 어울리게 만들어 한쪽만 있을 수 없다는 양립의 문제를 자연스레 구체화시킨다. 작가의 시각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재현은 예술이 지속되어 온 이유처럼 끊임없이 어떠한 것과 만난다.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상상의 영역을 끌어들이는 경계의 외침은 결국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자세를 말하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한다는 성격이 공간에 묻어난다. 느낌으로써 희뿌연 색을 거두어 내려는 노력은 각자의 몫이 아닐까.


    작가노트

    “어떤 사람은 커다란 꿈을 품고 살아가, 그 꿈을 잃어버린다. 어떤 사람은 꿈 없이 살다, 역시 그 꿈을 잃어버린다.” (불안의 서, 페르난두 페소아)

    살아가며, 사랑하는 대상을 잃게 되는 시간은 줄어드는 법이 없다. 상실의 순간들이 스며든 채 하루하루 지나가는 삶은 지극히 일상적인 삶의 모양일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잃는 일에 익숙해진 그늘진 생에서 어떤 상실은 대상의 존재를 더욱 분명하게 상기시키기도 한다. 대상의 부재를 통해 그 대상의 존재와 그 의미에 대해 반추해 보는 것이다.
    자연은 생존만을 위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순환하는 유기체다. 나는 자연을 통해 단순명료하면서도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생명력을 느끼고, 그것을 닮아있는 삶을 영위하고 싶은 마음을 가져왔다. 생명력이 다해 소멸을 맞이한 자리에서 또 다른 존재가 재생하는 자연의 모습은 나에게 대상을 잃고 허기지고 헐거운 내면을 채워주는 빛이자 정화시켜주는 치유의 메타포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마다의 호흡을 통해 능동적이고 절대적인 주체로 살아내는 자연을 통해,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힌 사회적 인간으로 살아가는 나의 정체성에 대하여 사유한다. 다시 무명(無名)으로, 아무것도 정의되지 않은 채 새롭고 낯설게 일상을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끊임없이 ‘잃음’과 투쟁해야 하는 삶 속에서 ‘비움’으로 치환하는 방식은 그림자 드리운 그늘에서 빛의 온기를 발견하는 나름의 저항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이 있고 하나의 이름으로 불린다. 이름은 사회적으로 약속된 하나의 장치이며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이름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대상은 존재한다.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것답게 자리한다는 것은 어떤 모양일까. 이처럼 일상적인 관계들로부터 정의되는 대상의 성격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에서 겪는 다양한 정체성의 갈등들을 통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사유를 떠올린다. ‘상실, 소외, 고립으로인해 파생되는 현상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대상의 순수한 정체성과 존재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실존적인 물음을 던져, 있는 그대로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는 ‘오염되지 않고, 왜곡되지 않은’ 자연적 이미지를 재현함으로서 서정적인 사유를 담아내고 있다.

    자연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저마다의 생을 스스로 시작하고 마감한다. 자연은 이상향이 아닌 우리와 함께 실존하고 유기적이고 동등한 관계로서의 ‘유연한 타인’이다. 보편적인 일상에서 포착되는 ‘고립’되고, ‘흔들리며’, ‘홀로’ 된 자연을 재현한 화면은 상실된 존재의 가치와 정체성에 대해 다양한 사유를 담은 풍경으로 환원된다. 풍경은 과거와 현재, 이곳과 저곳이라는 분리된 개념들을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동등하게 바라보게 하는 하나의 장소가 되고, 그 속에 재현된 자연적 소재들은 고정된 정의로부터 해방하여 일의적인 가치로 다시 자리한다.

    화면 속 재현된 풍경들은 흐르는 동시에 비워지는 현재의 시간의 풍경이며 생멸하는 자연의 순환만이 존재한다. 변화 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해가는 자연의 실존적 이미지를 포착하고 재현하는 회화 작업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영위하는 자연적 대상의 존재가치를 내세워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저마다 지니는 잠재된 가능성을 드러내기를 소망한다. 풍경은 어떠한 지위도 갖지 않음으로써 비워지고, 정의되지 않은 무명의 공간, ‘비움풍경(Empty Landscapes)’으로, 존재에 대한 수동적인 맥락에서 오는 고정된 정의들에 대한 고요한 저항의 장소로 구현된다.

    2013~2014년도에는 The Airy Landscapes, 유영하는 풍경 시리즈 작업을 진행했다. 상실의 재해석, 재존재로의 가능성을 탐구하기 시작한 작업으로 치유적 의미를 담은 희망을 꿈꾸는 몽상의 풍경이다. 이어 2015년에는 Luins Landscapes, 폐허된 풍경 즉 상상적이며 이상적인 풍경에서 벗어나 현존하는 상실과 존재가 갈등하고 경계를 직접 목격하며 체험을 바탕으로 한 직면과 실존의 풍경 시리즈를 제작하였다. 상실과 존재가 공존, 즉 상실이 지나간 자리와 존 재가 다가오는 자리를 ‘폐허’라고 정의하여 유년시절 모성에 대한 희생적이면서 공허한 기억 을 바탕으로 생명이 태어나 생산되며 죽음을 향해가는 인간의 삶, 즉 탄생과 죽음의 개념이 공존하는 장소로서 생물학적 여성의 신체인 자궁을 폐허된 풍경으로 은유하는 작품을 제작했 다. 집과 폐허, 모성에 대한 다양한 심리적 탐구를 담았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 는 Empty Landscapes, 비움풍경 시리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실의 의미를 확장하여 개 인적, 사회적으로 경험하는 소외, 고립의 현상들이 모티브가 된다. 재료적인 측면에서 또한 어 둠과 빛을 표현하는 데 있어 동양화 재료인 먹과 유화의 화이트를 캔버스와 장지 등 이질적인 성질의 재료들을 혼합하여 채움과 비움의 개념을 물성을 통해 고찰할 수 있는 시도들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구도적인 면에서 한국적인 산수화에 모티브를 얻어 단순하고 간결한 풍경의 이미지를 구현하려는 작업을 통해 갈등과 대립의 이미지를 포용하는 동양 정신을 담고자 진행 하고 있다. 최근의 작업들은 장지에 유화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데, 전통 바닥재를 만들던 방식을 차용하여 한지에 콩기름을 발라 내구성을 높이는 콩댐기법을 통해 유화의 물성을 얇게 펴바르는 방식으로 쌓아서 축적시켜 구분 짓는 풍경의 분위기에서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흡수 시키는 분위기를 자아내어 주제성을 더 부각시키고자 하는 시도들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분법적 사고에 의한 대립과 갈등의 구조로 이루어진 사회 안에서 목격되는 자연적 대 상의 의미를 재정립하기 위한 이미지를 종이 드로잉을 통해 수집하여 기록한다. Still-Life Landscapes 시리즈는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어 지극히 자연스러운 풍경 속에서 정물화의 정 물처럼 ‘죽어가거나, 살아나는’ 모순된 식물의 이미지를 고정된 사물처럼 이질적이고 독립된 구도로 표현하여 일의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스스로 뿜어내는 듯한 찰나들을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드로잉 시리즈는 에칭기법을 활용한 동판화로 제작하여 유일무이한 존재를 반복해서 찍어내는 판화 기법을 통해 생과 멸을 순환하며 삶을 이어가는 자연이 반복되는 생의 순간에 서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 자체로 고유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는 관점을 드러내 기도 한다.

    이어 이러한 독립된 식물들이 한데 모여 각기 다른 계절에 생명력을 발하는 다름과 차이의 분절된 의미가 다시 포용과 공존으로 치환되어 마침내 복합적이고 실존적인 채움과 비움이 상 호적으로 이루어지는 존재들의 풍경으로 ‘들판(Feild)’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풍경에서 들판 의 장소적 의미란 모호하고 의심되는 정체성에 대한 갈등, 목격되고 체험되는 대상들을 바라 보는 고정된 시선들을 자유롭고 유연하게 하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장소이다. 이러한 들판 시리즈 작품들은 서양의 추상표현주의 정신 중 하나인 ‘전면회화’의 정신을 적용하여 일정하 고 공평한 힘으로 화면을 채우면서도 자연과 인간을 유기적 관계로 이해하며 공존을 이루는 전통 산수 풍경의 간결한 구도를 통해 우월하고 고정된 수직적 이미지들을 수평적으로 이해하 는 장소로서의 들판을 재현한다.

    전시제목박지수: 빛 나는 그늘 Shining Shade

    전시기간2024.04.12(금) - 2024.04.28(일)

    참여작가 박지수

    관람시간11:00p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도올 Gallery Doll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 (팔판동) )

    연락처02-739-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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