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사람들 People

2024.05.03 ▶ 2024.05.26

갤러리 도올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 (팔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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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city people 53x65.1cm, oil on canva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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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people 까페에서 53x72.7cm, oil on canvas,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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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비내리는 거리 162.2x70cm, oil on canva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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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이야기 소리 162.2x70cm, oil on canvas,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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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클럽에서 72.7X72.7cm, oil on canva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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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김동욱 두 친구 65.1x45.5cm, oil on canva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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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friend 24.2x40.9cm, oil on canvas,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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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freedom 72.7x90.9cm, oil on canvas,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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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눈 내리는 날 60.6x72.7cm, oil on canvas, 2019

  • Press Release

    회화는 주어진 평면 안에서 무엇이 되어 돌아온다. 예술가는 본질적으로 이 공간을 붙들고 경험했거나 경험하지 못한 상상의 세계를 펼쳐 형상을 드러낸다. 현실을 다 보여주지 못하며 걸러져 나오는 압축적인 성격에서 창작인의 일상이 포함된다. 기억이 불명확한 것임을 알고 현실 앞에서 달라지는 순간들을 인지하며 감각화 되는 작용은 그래서 정답이 없으며 결말이 나지 않는 진행형이다. 김동욱 작가는 회화의 이러한 성격을 보여주는 범주 내에서 장면들을 그려왔다. 관찰이 되지만 이내 추상의 경계를 오고 가는 연출로서 재현 위에 물감층이 파편처럼 어울려 흥미로운 형상을 보여준다. 평범하여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모습들을 순간처럼 붙든다. 인물이 등장하지만 세부 묘사 없이 전체의 조화 속에서 표현되는 형태들이다. 길거리를 분주히 건너거나 누구와 만나고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그림으로 등장한다.
    사실이 드러나지만 형상을 더하거나 빼는 일들이 어느 순간에 어울려 그림이 되기까지 작가는 재현을 성실히 추구해 왔지만 예술가로서 갈망은 본인이 추구하는 예술적 신념으로 또 다른 것을 찾는다. 도시로 이주하면서 관찰되는 사람들과 장소로 장면이 되는 풍경들은 작가에게 외형적으로 분명하면서 시시각각 변화되는 흐름을 포착하기에 좋은 소재였다. 나와 다른 이들 간에 거리로서 느끼게 되는 이방인의 감성으로 최근의 작업은 회화 안에서 서서히 거리를 좁히는 중이다.

    개인이 다가설 수 없는 것들을 내면에 담아내려는 듯이 작업은 사실적 묘사에서 조금씩 형상을 깨트리고 물감을 흘려 추상에 다가선다. 지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익명을 전제로 빠르게 돌아간다는 것은 알아냄이 속전속결로 마무리되어 또 다른 무엇을 찾아 소비하는 것이다. 작가가 그림으로 거리를 좁혀 낸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다른 이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방식에 고충을 토로하는 것과도 흡사하다. 정확한 것은 없다. 작가의 하루가 감성이 되면서 평면에 표현하고픈 것이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작가의 태도는 조심스럽다. 이제 실내로 들어선 공간이 세심하게 어떤 걸 살핀다. 때로는 이전 작업을 확인하며 다시 리터칭 하는 완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감성적 접근은 묘사보다는 조화롭게 만나는 성격에서 회화성이 좀 더 보이지만 작가의 사려 깊은 바람으로 선의 분할, 진지한 색채 안에 숨겨진 상징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근대화의 상징으로 도시라는 특성상 자본주의와 같은 외형적 특성이 인간의 욕망과 만날 때 결합과 해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흐름이 지금의 문화가 된 것을 생각하면 우리의 삶은 지나온 사람들의 삶의 터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 그의 작품 속에서 발견되는 인물들, 삶의 방식이 묻어나 그 자신도 모르게 그림이 되어 준다. ‘언어의 상상이 곧 삶의 형식을 상상하는 것이다.’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회화 역시 삶의 일부분이다. 지금의 시대가 찾는 과학적 증명은 개인에게 더는 불편한 것이 없이 보이지만 현실에서 오는 알 수 없는 감정들은 자연스레 예술적 소재로서 형상이 되어 주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작가의 감수성에서 출발한 회화의 관념적 태도로서 추상을 확대하여 현실을 보여주고픈 바람, 기억 속에 존재하는 이미지들이 화면에 쏟아져 사유되면서 그림이 된다. 모호하게 질문을 던지는 시도로 파편적 미감이 존재한다.


    작가노트

    언젠가 여행 중에 스쳐지나간 어느 도시의 사람들, 혹은 매일 도시의 일상을 살아가는 친숙한 사람들 사이엔 낭만과 자유, 적막과 고독이 함께 공존해 있는 듯 하다.

    화려해 보이는 현대인의 삶 이면에는 자본주의의 부산물인 도시의 환락과 점점 더 치열해지는 고독이 내재되어 있다. 그들에겐 도시를 벗어나고자하는 갈망도 있지만, 때로는 세련된 카페의 그윽한 원두 냄새와 함께 낭만적인 도시의 풍경을 즐기기도 한다.

    화려함 이면의 서정성, 치열함 이면의 여유, 적막과 소외 이면의 낭만과 희망...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홀로 생활하면서, ‘나는 늘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마음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관찰자의 마음으로 서울의 도시를 바라보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적막과 고독이 보이며 때론 낭만과 자유가 함께 공존해 있는 듯 했다.

    초기 작업의 도시 풍경에서는 멀리서 바라보며 전체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면, 지금은 나 또한 그들과 같은 도시인으로서 겪는 일상의 모습에 집중하고 있다. 조금 더 심층으로 들어가 개개인의 심리를 바라보고, 그 마음을 투영해 그림으로 표현해 본다.

    나의 작업은 현대인들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고독과 외로움, 낭만, 소외감과 교감, 나르시시즘, 일탈 같은 소재에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감정을 잇댄다. 구상과 추상의 표현의 경계를 짓지 않고 자유롭고 다양하게 그려내고 있다.

    인상, 우리에게 남는 것은 감정이 서린 기억이다.

    일상, 순간순간 스치는 인파들은 기억의 파편들로 남는다.

    그것들이 서로 어우러져 재구성된 것이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대상을 흘리고 깨트리는 붓터치는 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시간을 이으며 인물들의 동작에 역동성 부여하는 효과이기도 하다. 그로써 재현으로서의 구상이 지닌 결여를 넘어,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그림 속의 시간과 공간에 보다 밀착되며 몰입하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작가 평론

    김동욱 작가가 가끔씩 그리는, 비 내리는 날에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사람들. 거리라는 공적 공간은, 마치 빗물을 지워낸 듯한 우산만큼의 아늑함으로 사적 공간이 된다. 우산 속을 머물다가는 축축한 바람마저 사유화되는 공간은, 개인의 시간을 따라 움직인다. 누군가와 함께 우산을 맞잡고 걸어간다는 건, 서로의 사연 속에 들어와 그 시간을 함께하는, 사적 풍경이기도 하다.

    최근작에서 많이 등장하는 카페와 사람들에서도, 공적 공간은 사적 시간으로 분할된다. 현대인이 애용하는 카페는 테이블마다 개인적 시간을 제공한다. 공간의 브랜드네임이 스타벅스일 뿐, 기억의 썸네일은 마주하고 있는 사람의 이름이다.

    테이블 회전률은, 누군가들의 사연을 또 다른 누군가의 사연으로 교체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개인의 사연들의 총체성은 일반화된 타자(他者)로 표현된다. 개개인의 사연을 지녔을, ‘군상’의 면면들은 희미해진다. 현대인이 애용하는 카페는 그런 타자화된 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뭉개는’ 붓터치는 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또한 영화 <중경삼림>의 한 장면처럼, 순간을 이으며 인물들의 동작에 역동성 부여하는 효과이기도 하다. 그로써 재현으로서의 구상이 지닌 결여를 넘어,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그림 속의 시간과 공간에 보다 밀착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오늘도 우리는 거리에서 수많은 모르는 사람을 무심히 스쳐지나간다. 카페에 앉아서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라운징을 즐긴다. 선명하지 않은 면면들은, 순간순간 그 자리의 주인이 바뀌는 시간성의 중첩이기도 하다. 특정 개인이 아닌 모두의 얼굴이다. 현대인이 애용하는 카페는 그런 타자들이 마주치는 공간이다. 

    김동욱 작가는 구상의 경계를 깨뜨리는 방식으로,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짓지 않고 나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한다’고 말한다. 비인칭성과 익명성, 현대인을 대변하는 풍경은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붙박아 놓은 시간이기도 하다. 재현과 구상을 벗어나려는 효과는 어쩌면 현대인의 일상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재현하는 구상인지도 모른다.

    베르그송의 철학에서, 시간은 객관적 지표가 아닌, 우리 의식의 흐름이다. 공간은 물질적이다. 그리고 죽어 있다. 그에 반해 시간은 연속이자 생성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공간을 매개로 인식한다. 출퇴근 시간에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풍경으로, 도시의 이편에서 저편에서 가로누이는 건물의 그림자로, 계절이 와 닿는 모든 것들의 변화로...

    베르그송의 지적은, 우리가 그런 공간적 요소에 저당 잡혀 살아간다는 것. 쳇바퀴 돌 듯 이어지는 하루는 공간의 배열로 정형화된다. 시간이 무의미해지면서 삶에서는 생명(생성)적 요소가 사라진다. 시간마저 레고블록처럼 모듈화되는 현대사회. 그 위안의 방법이란 게, 그저 권태의 반동일 때가 있지 않던가. 그 권태를 벗어나려는 방법조차 결국 권태의 속성이기도 하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마을공동체가 무너진 자리에 개인주의 성향들이 대신하게 한다. 인구밀도가 높아지고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는 더 가까워졌지만, 정서적 거리는 더 멀어졌다. 짐멜에 따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좁아질수록 무의식은 자신의 고유 영역이 침범 받고 있다고 느낀단다. 때문에 타인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려 노력은, 사람 사이의 좁아진 거리만큼 안으로 파고든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외로움이 싫어서 타인의 시선을 욕망하는 딜레마, 그 절충의 방법론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을 전시하는 것이다. 선별된 자아를 내거는 것으로 유지하는 타인과의 거리. 고독과 교감이라는 양가적 심리가 나뒹구는 거리. 김동욱 작가가 언급하는 에드워드 호퍼는 이런 도시인들의 고독한 마주침을 그렸다.

    ​도시가 제공하는 모든 편의는 우리의 욕망이 반영된 현상이기도 하지만, 그 욕망의 카테고리 밖을 내다보지 못하게 하는 구조적 제약이기도 하다. 하여 소비의 패턴과 여가의 활용이 그토록 일률적이지 않던가. 그것을 제공하는 도시의 모습들도 모두 비슷비슷해진 시절, 벤야민의 지적은 그런 차이의 부재 사이로 개별적 아우라가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도시의 현상으로서의, 보편자로서의 도시인들이 가득한 카페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철학적 사회학적 분석일 뿐, 예술가의 감각은 다른 시간성을 향해 있다. 화려함 이면에 가려진 퇴폐적이고 우울한 도시의 초상까지도, 역사가 기억하지 않는 길옆으로 버려진 보통의 존재들을 문학사로 남긴 보들레르처럼, 현대와 도시 어딘가에도 분명 존재할 낭만을 화폭에 주워 담는다.

    도시의 무의식일망정 저마다의 이야기로 살아가는 군상들은 오늘도 카페에 모여, 테이블 위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테이블을 둘러싸고 담소를 나누며, 테이블 너머의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본다. 혹은 혼자만의 시간을 향유한다.

    시대의 전제가 그렇다면, 또한 그 전제를 살아주는 것. 그 일상성이 화폭에 담길 때, 비일상적이다. 그 역시 도시를 살아가는 타자이지만, 화가는 그런 생성의 미학을 산다. 그리고 그림은 재현을 비껴가, 나른한 오후 햇살과 함께 낭만의 자리에 머문다.

    전시제목김동욱: 사람들 People

    전시기간2024.05.03(금) - 2024.05.26(일)

    참여작가 김동욱

    관람시간11:00p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도올 Gallery Doll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 (팔판동) )

    연락처02-739-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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