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SARUBIA Outreach & Support) – 박성소영: 명명되지 않는 존재
2021.03.24 ▶ 2021.04.23
2021.03.24 ▶ 2021.04.23
박성소영
<명명되지 않는 존재> 전시전경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2021
박성소영
고향으로 Back to Hometown 2021, oil on canvas, 193×260cm
박성소영
프록시마의 물 H2O from Proxima 2021, oil on canvas, 180×140cm
박성소영
나는 무엇인가 What Am I 2020, oil on canvas, 180×140cm
털, 쇠, 원
얼마 전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화성의 표면을 찍은 사진을 지구로 전송해왔다. 탐사선이 포착한 화성의 땅 이미지는 그 어떤 이론보다
우주의 생성소멸 주기와 지구의 운명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흙과 돌이라는 너무도 익숙한 요소로 구성되어있으면서도 가본 적 없는 땅이자 지구와는 다른 시간대에 있는 그 고요한 장소를 보니 박성소영의 작품 속 장면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인상의 단초가 된 것은 몇 년 전 박성소영의 베를린 작업실에서 보았던
최근작까지 지속되고 있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박성소영의 작품 속에서 암석을 연상시키는 형상들은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보인다. 이와 같은 이미지들은 물질 탄생의 기원을 상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퍼서비어런스 호가 찍은 화성 표면의 암석들과도 닮아있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광활한 공간감과 어우러지는 점성 강한 유화물감과 분말처럼 느껴지는 금속성 안료의 조화는 근원적인 광물질의 인상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직 오지 않은 미래까지 상상하게 한다. 화성 탐사선이 과거에 존재했을지도 모를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임무를 수행한다면, 박성소영의 그림 속 장면들은 물질의 발생 지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되 그것으로부터 다시 미래를 바라보게 하는 초시간적 시점을 제시한다. 생명체의 존재와 문명의 생성소멸을 관통하는 광대한 시간 여행을 통해, 지금 이곳에 있는 작은 점과 같은 인간 존재의 위치를 가늠하게 하는 것이다.
박성소영은 문명 발생 이전부터 살아있었으며 인류가 소멸된 이후에도 생존할 것으로 유추되는 박테리아의 존재성을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단세포 생물체의 역사와 운명을 생각하여, 영원성을 의미하는 ‘박테리얼리티(bacteriality)’라는 용어를 만들어내 자신의 작품을 설명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그가 말하는 영원성은 형이상학적 개념이 아니라 우주 안에서의 물질의 끝없는 순환, 에너지의 생성과 소멸 주기라는 자연의 대질서에 근간한 것이다. 박성소영은 근작에서도 우리 존재의 탄생 자체를 가능케 했던 바로 그 궁극적인 질서 안에서 형성되는 자연, 인간, 자연물들의 관계와 경이로운 사건들을 시각화하고 있다. 그의 작품 안에는 과거와 미래가 분화되지 않은 채, 고대인 동시에 미래일 수 있는 비선형적 시간의 축이 작동하는, 흡사 어떤 장소(site)처럼 보이지만 지리적으로는 특정할 수 없는 공간이 상정된다. 이것은 본 적 없지만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을 태고의 시공간이라 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그의 작품에서 우리는 현실과 꿈 사이에 있듯 기시감과 낯설음을 동시에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사루비아의 이번 개인전 《명명되지 않는 존재》에서 박성소영은 2017 년 이후 그가 시도해왔던 오브제 설치와 회화적 실험을 종합하여, 과거와 미래를 나눌 수 없는 시간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무대가 될 전시를 구상했다. 원형 거울 설치작업에서 연상되는 행성의 이미지는 대형 회화 작품들에 등장하는 원들과 조응하면서 달, 일식, 블랙홀 혹은 UFO 가 있는 우주적 풍경을 이룬다. <꿈에서>(2021)에 그려진 숲과 같은 이미지는 회화 프레임 밖으로 확장되면서 괴생명체의 이빨을 연상시키는 벽화로 연결된다. 전시장 중앙에는 대량생산된 철 수세미로 마치 털이 난 원생동물과 같은 형태를 구현한 <천 개의 눈>(2021)이 설치되었다. 이는 행성을 움직이는 우주의 주기 안에서 탄생한 원시 생명체이자 자연과 문명이 분화되기 이전의 시간대에서 만들어진 토템과 같은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이 전시 안에서는 숲이 동물이 되고, 동물의 털이 기계적인 금속성과 이어지며, 일식이 UFO 가, 회전하는 행성이 신비로운 블랙홀이 된다. 오늘날의 대량생산물까지 자연 질서 일부로 수렴되는 이 미분화된 시공간의 무대를 통해서, 박성소영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에 작용하고 있는 에너지의 절대적인 순환 질서로 관람자를 초대하고 있다.
■ 이은주 / 독립기획자, 미술사가
박미나: 검은
페리지갤러리
2024.03.08 ~ 2024.04.27
(no-reply) 회신을 원하지 않음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2024.03.16 ~ 2024.04.27
봄 • 봄 ( Spring • See )
갤러리 나우
2024.04.16 ~ 2024.04.27
윤정미: 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전
한국근대문학관
2023.11.24 ~ 2024.04.28
지역 근현대 미술전 : 바다는 잘 있습니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2023.12.12 ~ 2024.04.28
«가장 깊은 것은 피부다», «4도씨»
세화미술관
2024.01.30 ~ 2024.04.28
박지수: 빛 나는 그늘 Shining Shade
갤러리 도올
2024.04.12 ~ 2024.04.28
김윤신 《Kim Yun Shin》
국제갤러리
2024.03.19 ~ 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