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라메르에서 세계적인 옻칠 장인 전용복 작가의 초대전을 개최한다. 갤러리라메르개관 2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전통의 재현을 넘어 새로운 기법 및 끊임 없는 소재개발로 독창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옻칠을 선보이는 칠예가 전용복 작가의 최근 신작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전시를 준비한 황영옥 관장은 전통과 현재가 현존하는 인사동에서 우리 전통 문화의 무한한 가능성과 미래를 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로 전용복 작가와 함께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전용복칠예 작가는 27세에 맨 손으로 시작해 전통적인 기법에 황토를 첨가한 독창적인 옻칠 세계를 개척하였다. 1991년, 일본인들도 엄두는 못 냈던 일본의 국보급 연회장인 도쿄 메구로 지역의 가조엔의 내부 5,000여점의 칠예 작품을 성공적으로 복원시키며 일본 현지에서 ‘세계최고의 칠예가 한국인 전용복’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2004년에는작가의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 ‘이와야마 칠예 미술관’을 개관하였고, 이곳에 세계 최대 규모의 칠예 작품인 ‘이와테의 혼’을 발표하면서 다시 한 번 최고의 작가로서 이름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황토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연구하여 표현 영역을 확대하고, 금속 위에 옻칠예 기법을적용해 세계 최초 옻칠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등 단순한 공예품을 넘어선 칠예 회화 및 설치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활동무대를 넓혀가는 중 세이코 시계 회사의 주문을 받아 보석 장식 하나 없이 나전옻칠기법으로만 제작한 5250만엔(당시 시가 8억원)짜리 손목시계는 3개월만에 수집가에게 팔리기도 하였다.
최근 KTX 부산역 앞에 세워진 건물에 길이 18.6m, 높이 2.4m짜리 초대형 나전칠화 작품을 전시하였는데, 이 작품은 일본 이와야마칠예미술관에 발표한 ‘이와테의 혼’ 작품보다 크게 제작되었다. 현재는 후학 양성을 위해 학생들을 지도 중이며, 칠예 연구소에서도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또 나전칠예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병행해 올해 안에 뉴욕중심가에 전용복 미술관도 개관할 예정이다.
흔히 옻칠하면 검은 색상의 자개, 나전칠기 작품만을 연상하기 쉬우나 전용복 작가는 옻의 고유한 컬러를 살리는 기법은물론, 옻에 천연 암채를 배합하여 다양한 색상을 연출해내는 방법 등 조상의 전통 기법에 모던함을 더하여 공예적인 성격이 강했던 옻칠을 순수 미술의 영역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용복작가는 “옻칠은 바이올린, 피아노 등 악기와 자동차 내부인테리어를 칠예 작품으로 꾸며 인체에 유익함은 물론, 내구성과 고급스러운 아름다움까지 더할 수 있는등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재료”라고 말한다. 더불어 과거 기술과 재료의 제한으로 소수 계층만 사용할 수 있었던 옻칠을 오랜 시간의 연구와 기술, 시설의 발전을 거쳐 더욱 많은 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현재는 대량, 대형 산업 제품으로 생산이 가능하게 하였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실현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들을 접목하여 세계적으로 옻칠의 중요성과 생산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현재 전용복칠예연구소는 순수 옻칠을 직접 정제하여 사용하며 목재, 금속, 도자기, 천, 종이, 유리 등의 다양한 자재를 활용한 생활 및 산업적 제품이 생산 가능하다. 또한, 가정, 호텔, 사무공간, 갤러리, 병원과 같이 위생을 중요시 하는 공간에 사용 되는 판화, 벽화, 엘리베이터, 가구, 오브제, 규격화된 부품 등의 작품 및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갤러리라메르의 전용복 초대전은 1, 2, 3층 전관(약 300평 규모)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옻의 기능성 및 전용복 작가의 예술성을 볼 수 있는 동시에 작가의 작품 시연, 옻칠 강연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것이며, 전용복 작가의 구작부터 신작까지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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