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양 : 종이 위의 빛

2021.12.22 ▶ 2021.12.27

갤러리 인사아트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 (관훈동, 갤러리 인사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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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도양

    on white 종이 위에 흰색 안료, 67.5x97.5cm,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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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도양

    on white_B2 종이 위에 흰색 안료, 67.5x97.5cm,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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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도양

    on white_B6 종이 위에 흰색 안료, 67.5x97.5cm,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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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도양

    on white_C6 종이 위에 흰색 안료, 67.5x97.5cm,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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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도양

    on white_D6 종이 위에 흰색 안료, 67.5x97.5cm, 2021

  • Press Release

    창세기에 신은 세상을 창조하였고 빛을 만들었다. 빛은 세계를 이루는 요소이다. 모든 색의 빛이 혼합되면 결국에는 흰색 빛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빛의 혼합 혹은 가산혼합이라고 한다.

    종이는 2,000여 년 전에 발명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생산되고 있다. 흰색 종이는 세계를 이루는 또 다른 요소이다. 종이는 기본적으로 흰색으로 인간이 빛을 모방해 만든 평면세계이다. 종이에는 약간의 미색이 들어 있기도 하지만 최대한 밝은 색을 나타내기 위해 흰색에 가깝다. 그렇기에 흰색 종이에 무엇인가 표현한다는 것은 종이 위에 흔적을 남기는 셈이다. 즉 흰색을 기준으로 점차 어두워지는 것이다. 물감을 계속 혼합할수록 어두운 색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물감의 혼합 혹은 감산혼합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별다른 의심 없이 흰색 물감을 사용해왔다. 그림의 바탕으로 밝게 만들거나 혹은 물감의 명도를 밝게 하기 위한 용도였다.

    내 작품에 다양한 시도를 하던 중 ‘모든 빛이 합쳐질 때 생긴다는 흰색 빛 그리고 이를 모방한 흰색 물감 자체가 이미지의 주체가 되면 어떨까? 희미하지만 이미지가 어렴풋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의심을 품지 않고 사용해온 검정 안료가 아닌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흰색 종이 위에 흰색 물감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만들었다.

    사진, 판화, 인쇄, 수채화, 드로잉 등에서는 밝은 영역을 표현하기 위해 종이의 바탕을 드러낸다. 즉 밝은 부분은 안료를 걷어내고 어두운 부분은 채우면서 표현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선명한 이미지도 색도 없는 빈 캔버스처럼 보인다. 없으면서 있는 것을 보여주었던 표현에서 있으면서 없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흰색 종이 위에 흰색 물감을 사용하였다.

    ■ 주도양



    사진에 대한 의심, 세계에 대한 의문

    2000년 초반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표현 형식과 관심은 디지털 기술을 도구로써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삶의 환경에 가져오는 변화를 살피며 확장된 사진의 시각과 관점이다. 카메라로 인간의 눈에 가장 가깝게 세계를 재현하는 것과 재현된 그것이 믿을 수 있는 사실로서 진실성을 획득하느냐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한 장의 사진은 생산의 제도, 사용되는 형식, 둘러싼 담론에 따라 다양한 목적으로 다른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 사진은 의미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사진에서 비판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기준에 따라 어떤 의미를 부여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을까였다.

    에서 직접 필름 카메라를 개조해, 필름이 렌즈를 통과한 상에서 수렴하지 않는 이미지 서클(image circle)을 온전히 담아 원형의 세계를 선보였다. 이후 부터 카메라를 360도로 회전시키며 20~30컷으로 나눠 촬영한 공간을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원형의 구조로 이어 붙여 도시 내외부와 자연의 압축된 시공간을 한 장의 사진으로 보여줬다. 전통적인 일점 원근법의 원리로, 한 개의 렌즈를 이용해 한 순간의 시공간을 사각의 프레임에 포착함으로써 세계를 재현하는 사진의 관습으로부터 과감히 탈피한 것이다. 주도양이 여러 시점으로 모은 공간과 여러 순간으로 이뤄진 시간을 하나로 압축해 보여주는 원형의 세계는 ‘정상적인 시각’ 아닌 기이한 시각으로 보인다. 또 고정된 시선이 아닌 원형을 따라 선회하는 낯선 시선을 갖게 한다. 그래서 그만큼 우리의 시각이 일점 원근법의 원리와 기존의 사진 재현원리에 관습적으로 길들여졌음을 확인시킨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익숙한 시각과 지각을 교란시켜 현실을 바라보는 눈과 인식을 돌아보게끔 만들며, <곤충의 눈-시선의 기원, 사비나미술관, 2016년>에서처럼 이제 시선의 주체조차 인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도한다. 한편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사진이 발명된 19세기 초 고전적인 사진의 방법과 재료들을 재해석해 연계했다. 시리즈의 경우 19세기 초 파노라마 카메라로 발명된 슬릿 스캔(slit scan) 방식의 카메라를 차용하고 도시 주변의 공간을 360도로 돌리며 촬영할 때 필름을 움직여 사진에 운동성을 덧붙였다. 보통 사진에서 이미지를 맺지 않는 필름의 퍼포레이션까지 노출을 준 후 스캔한 디지털 데이터를 편집해 제판 필름으로 출력, 대형 크기의 고전적인 검 프린트(Gum Bichromate Print)를 완성했다. 사진의 기원과 형식을 디지털 기술과 함께 재탐색하며 세계를 향한 다른 방식의 ‘보기’로서 사진의 형식을 실험하고 있다.

    《사진예술》 2020년 11월호 〈디지털 사진의 스펙터클1〉에서 발췌

    ■ 글_정은정 (사진리뷰어)

    전시제목주도양 : 종이 위의 빛

    전시기간2021.12.22(수) - 2021.12.27(월)

    참여작가 주도양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인사아트 GALLERY INSAART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 (관훈동, 갤러리 인사아트) )

    연락처02.734.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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