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Kyong Lee)

1967년09월11일 출생

서울에서 활동

작가 프로필 이미지

소개말

서울과 브라운슈바익(Braunschweig), 두 문화 예술의 다른 공간에서 교육받은 나의 작품은 형식과 내용 면에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접근방식을 보여준다. 독일 유학시 꾸준히 "물(Water)"이라는 소재를 통해 새로운 장소에 대한 기대와 불안의 감정을 표현했다면, 귀국 이후 서울에서의 삶의 변화는 또 다른 장소의 이동과 함께 새로운 작업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제시, 실험해 나가는 과정으로서 매우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주변의 자연환경 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현실을 관찰하고, 현실에서의 나의 경험, 기억을 결합한다. 직접 찍은 사진 이미지, 혹은 미디어나 SNS를 통해 추출된 이미지를 기억, 저장한 후 여러 개의 이미지들을 하나의 화면 위에서 고찰하고, 수평적 레이어로 추상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자연은 나에게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으로 보였고 끊임없는 변화는 무궁한 색채를 선사했다.

현재, 예기치 못한 일상의 단절에서 느꼈던 그 감정들을 시각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15분 단위의 시간과 색감정을 연결해 감정을 색채화하는 일련의 조색(mixing colors) 과정을 연작으로 표현한 '형용사로서의 색채'와 그것을 단서로 한 '큰 그림'을 작업하고 있다. 전시되는 그림에 명사적 색채는 없다. 마치 색으로 이야기하듯, 완성되지 않은 독백과도 같은 이 그림들은 어떤 사물이나 존재를 지시하지 않는, 순수한 감성 자체를 드러내는 형용사로서의 색채로 관람객에 의해 완성되어 속삭이듯 조용한 대화를 시도할 것이다.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개인으로서 지금까지의 작업보다 더욱 심화된 감성과 그것을 분석적으로 표현한 이 작업들로 끝내 서로 만나지 못하는 평행선들의 절망적인 고독을 넘어서기를 나는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