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展 - 幻影․환영․歡迎

2010.08.28 ▶ 2010.09.06

아카스페이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16번지 4층(California Pizza Kitchen 4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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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0-08-28 1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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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진

    꿈꾸며 장지에 껌 종이, 60x150cm, 2010

  • Press Release

    정해진은 그동안 전통 채색화를 연구하면서 민화와 불화 등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소재들을 임모하거나 재해석하는 작품을 제작하여 왔다. 그러한 작품세계가 점차 실험성을 더하면서 전통성을 바탕으로 하면서 현대적인 표현 방법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근래 들어서는 ‘껌’을 감싸고 있는 은박지를 표현재료로 이용하여 새로운 작품세계를 시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정해진의 근래 작품세계를 ‘윤회의 공간’과 껌을 싸고 있는 은박지를 이용한 ‘상업 포장지의 재활용’이란 측면으로 논해 볼 수 있다.먼저 정해진이 작품세계의 주제로 설정한 ‘윤회의 공간’을 보자. ‘윤회’란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돌아가는 것과 같이 우리의 삶이 여기저기로 돌아가며 거듭하는 것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윤회를 통하여 생전에 자신이 지은 업에 따라서 그 업에 해당되는 사후세계에 태어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스스로가 지은 업에 따라 인과가 뒤따르는 윤회의 필연성을 지닌다고 하며 그에 따라 인연의 사슬들이 펼쳐져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소멸이 아니라 재생되면서 반복되는 것을 윤회라고 한다. 그러기에 윤회의 공간이라 하면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 가지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살아가는 공간의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고, 우주공간의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사회적 공간 등 다양한 방향에서 윤회의 공간을 이해할 수 있다.

    정해진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모였다가 흩어지고, 흩어졌다 다시 모이는 반복적 윤회 공간의 세계를 ‘반장(盤長)’의 무늬를 바탕으로 하여 조형적으로 표현한다. 사전과 불교 자료 등에 따르면 ‘반장’은 불교에서 사용하는 상징적 문양 가운데 하나로 부처의 장기를 뜻하는데 ‘윤회하고 순환함이 모든 것을 꿰뚫고 있어 일체가 형통하고 분명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시작과 끝이 같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리고 반장의 무늬는 창자의 형태로 되어 있는데 2개로 중첩되어 있기도 하고 몇 개를 연속적으로 이어서 구성하기도 한다. 또한 장(腸)과 장(長)은 동음, 동성으로 장구하며 끊임없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풍요로움과 장수 등을 상징한다고 하였다.정해진의 작품을 보면 화면의 바탕에는 반장의 무늬가 그려져 있고 그 반장 무늬 위에 자르고 찢은 작은 조각의 은박지를 붙였다. 반장 무늬 위에 붙여진 은박지의 형상은 큰 회오리 같은 유동성을 이루는데 우주공간의 유성과 같이 은박지가 무리를 이루거나 파편화 되어 있다. 즉 정해진은 윤회의 공간을 반장의 무늬로 하여 우주공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반장의 무늬를 나타내는데 있어서 껌의 은박지를 표현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해진의 작품에서는 껌을 감싸는 은박지를 작품의 표현 재료로 사용한다. 껌을 감싸고 있는 은박지를 벗겨 이를 작게 자르거나 찢어 작품의 밑그림 위에 접착제로 붙여 형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말하자면 은박지는 작품 제작에 있어 물감의 색료 대신에 재료로 이용되는 것이다. 작품에 표현된 은박지를 약간 거리를 두고 보면 자개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고급스러워 보인다. 무거운 은색의 철판 같기도 하고 작게 절단된 은조각 같기도 하면서 은색 고유의 철의 성질과 색채의 효과를 나타낸다.이와 같은 은박지의 이용은 ‘상업 포장지의 재활용’이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의 생활주변에는 많은 산업 폐품들이 있는데 그 폐품 가운데 하나인 껌의 은박지를 이용하여 미술작품을 제작하였다는 것은 재료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은박지는 겉 포장지인 껌종이 속에서 껌의 알맹이를 감싸는 기름종이를 포장하고 있는 것으로 껌을 고급화 시키는 동시에 다른 이물질의 침투를 막아 껌의 성질이 변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껌을 씹을 때에는 포장지를 뜯어내고 껌만을 씹기 때문에 대부분 폐지가 되어 휴지통에 버린다. 그렇지만 정해진은 껌을 포장하고 있는 종이 가운데 은박지가 너무 고급스럽고 아름다워 버리기에 아까워 보관하다가 자신의 작품 재료로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구체화 시키게 된 것이다.

    미술 표현에 있어서 버려지고 폐품화된 생활용품들을 오브제로 이용하여 작품을 제작하는 경우는 많다. 생활용품의 재활용이라는 측면과 함께 미술작품의 새로운 실험적 장르로서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근래에 젊은 작가들의 작품 가운데 상업포장지를 이용하거나 재활용하는 사례의 작품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겉포장지인 비닐에 인쇄된 상품로고를 그대로 이용하거나 특정 회사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그대로 이용하기도 한다. 또한 특정 회사의 상품 포장지를 일정한 크기로 가위나 칼로 잘라 접착제를 사용하여 준비해둔 밑그림 위에 붙여서 작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정해진이 사용한 상업제품의 포장지인 껌의 은박지를 미술재료로 이용한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물감의 색료만으로 표현하는 고정된 표현 방법에서 벗어나 껌의 은박지라는 새로운 재료로 작품을 제작 하였다는 실험적 의미로 평가 받을 수 있다.

    한편 정해진과 유사한 포장 은박지를 이용한 경우로 이중섭을 들 수 있다. 이중섭은 담배를 포장한 은박지 위에 송곳이나 못 등의 도구로 긁어 그림을 그린 후 긁혀서 들어간 부분에 유화물감으로 메워서 그림을 그렸었는데 담배 은박지를 이용한 작품인 것이다. 이에 비하면 정해진은 껌을 포장한 은박지를 이용하여 이를 자르거나 찢어 붙여서 작품을 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의 제작 방법과 그 결과는 이중섭의 표현과 다르지만 상품을 포장하는 은박지를 이용하였다는 점에서는 유사함을 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정해진의 작품세계를 살펴보았다. 이전에는 전통 채색화를 통하여 민화와 불화 등을 재해석하는 작품세계를 이어왔다면 최근 작품에서는 껌을 포장하는 은박지를 표현 재료로 하여 윤회의 공간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윤회의 공간은 반장의 무늬를 바탕으로 하여 마치 우주공간에서 유성이 윤회의 흐름에 따라 춤추고 있는 듯 하는 작품세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오세권(미술평론가, 대진대학교 교수)

    전시제목정해진展 - 幻影․환영․歡迎

    전시기간2010.08.28(토) - 2010.09.06(월)

    참여작가 정해진

    초대일시2010-08-28 17pm

    관람시간10:30am~18: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무료

    장소아카스페이스 AKA Space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16번지 4층(California Pizza Kitchen 4F))

    연락처02-537-7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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