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베를린에서 출생한 지뷜레 베르게만(Sibille Bergemann)은 패션, 보도물, 풍경, 도시경관, 인물사진에 두루걸쳐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한 현대 독일의 대표적인 사진 작가다. 베르게만은 아르노 피셔(Arno Fischer)에게 사사받은 후 1960년대 말 동베를린에서 사진작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패션지 “지뷜레”를 비롯한 출판 매체에 기고한 그의 패션사진은 모델을 요염하거나 인위적인 포즈로 연출하는 대신 구동독의 여성상을 자신감에 찬 총명한 여성과 접목시켰는데, 이러한 여성상은 구동독의 사회주의 사회 표현에 대한 국가의 기대에 배치되는 것이어서 여러 차례에 걸쳐 구동독의 사회주의 통일당(SED) 여성위원회로부터 비난을 불러 일으키키도 하였다.

70년대 이후에는 상당수의 베를린 사진을 촬영했는데, 이 사진에는 베를린의 전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독창적인 방식으로 바라본 베를린의 모습이 담겨있으며, 아프리카 국가들을 촬영한 작품은 낯설지 않은 아름다움, 주변 환경에 맞선 단호한 삶의 모습, 전통적 문화 그리고 세계화된 생활방식의 침투 사이에서 교차하는 상반된 감정을 담은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베르게만이 1980년대 초 동베를린 마르크스-엥겔스 광장에 세울 기념물인 조각가 루드비히 엥겔하르트(Ludwig Engelhardt)의 동상의 제작 과정을 기록한 작품도 포함되었다. 1986년 세워진 이 동상은 구동독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근본적 신념을 표상하는 핵심적인 기념물로서 추진되었으나 실제로 기념물을 제작한 조각가의 예술적 고안은 정치적 강요와 충돌하여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였다. 정기적으로 엥겔하르트의 작업실을 찾아 연구, 초안, 모형, 주형, 주물과정, 동상, 설치에 이르는 모든 기술적 과정을 확인하고 이를 촬영한 베르게만은 구동독 정부의 헛된 노력의 이콘화(icon)를 포착하였다. 베르게만의 작업세계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뛰어난 한 독일 여성 사진작가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 독일 바깥에서 체험하기 힘들었던 구동독의 사진에 대한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제목지뷜레 베르게만 사진전

전시기간2010.10.05(화) - 2010.11.28(일)

참여작가 지뷜레 베르게만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없음

장르사진

장소서울대학교미술관 Museum of Art Seoul National University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56-1 서울대학교미술관)

연락처02-880-9504